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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박근혜와 최순실의 처벌을 넘어 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보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이제 촛불은 일상의 촛불이 되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촛불이 되어야 한다. 2017년 촛불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이며, 아직 시민의 승리를 외칠 수 없는 이유이다.
1987년이 정치 제도적 민주주의의 분수령으로 기억되듯이 2016년은 촛불과 광장의 민주주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 집회는 매주 확대되어 1백만명 참여는 기본이 될 정도가 되더니, 연말에는 누적 인원 1천만명을 넘기며 많은 시민이 함께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이 거대한 힘으로 박근혜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되었으며, 이전까지는 말도 안 되는 사유로 청문회 참석을 거부해 오던 재벌 총수들이 모두 청문회장에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국정농단 사태의 큰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은 분당되었으며, 그간 의혹만 무성하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때 국민연금이 삼성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서도 재벌과 정권의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있다. 정권과 재벌, 부역자들의 민낯도 드러났다. 언론보도와 국회청문을 통해 이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세력이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간 억눌려 있던 시민의 열망과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근혜정권은 시민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법 개악, 친환경 무상급식 폐지, 국정교과서, 위안부 합의 등 각종 현안들을 거침없이 밀어 붙였었다. 시민들은 삶의 질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음에도 절망감과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촛불과 함께 외친 시민들의 함성은 거역할 수 없었다. 박근혜 개인을 넘어 박근혜를 지탱하는 세력의 퇴진까지도 함께 외친 관심의 확장과 시민의 열망으로 현재의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2016년 시민들은 승리하였다.
2016년의 광장에서 정치권과 언론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상층의 권력을 자신이 쥐어야만 한다고 설파하며, 정작 대한민국 사회의 사회 구조적 문제들은 외면하고 있다. 자신의 권력을 쥐기 위해 대통령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개헌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을 주된 의제로 삼고 있다. 특검을 통해, 탄핵을 통해, 그리고 내가 권력을 잡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테니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와 몇몇 부역자들을 처벌하는 선에서 문제를 정리하고, 촛불의 힘을 자신이 정권을 획득하기 위한 힘으로 흡수하려 하고 있다.
이들을 따라 간다면 사람 몇 명 바뀌는 것 이외에는 얻을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박근혜가 구속된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을. 광장의 촛불이 이루어냈던 몇몇 성과들을 제외한다면 2016년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암울하다. 가계부채는 연일 상승하여 1,300조에 육박하고 있고, 청년 실업율은 8.5%로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비정규직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88만원 세대를 넘어 이제는 77만원 세대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소득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농민들의 주된 수입원중 하나인 쌀 값은 30년전 수준으로 하락되어 농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고,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시민들의 함성과는 상관없이 ‘헬조선’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7년 광장의 촛불은 이런 대한민국 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촛불이어야 한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처벌을 넘어 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보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이제 촛불은 일상의 촛불이 되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촛불이 되어야 한다.
이곳 횡성이 예외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이야기하고 3차례에 걸쳐 촛불을 들었지만 외침은 박근혜 구속뿐이었다.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군단위 지자체중 꼴찌인 횡성에서 촛불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어떻게 촛불의 힘을 횡성발전의 힘으로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부패할 수 있는 이유는 행정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군의 예산이 어떻게 편성되는지, 정책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 촛불이 되지 못한다면 횡성군은 여전히 청렴도 꼴찌를 면할 수 없을 것이고, 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헬조선일 수 밖에 없다. 2017년 촛불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이며, 아직 시민의 승리를 외칠 수 없는 이유이다.
태준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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