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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日製)농기계, 핵심부품은 중국산‘구보다’ 콤바인 놓고 농민과 판매처 갈등
이창조 기자 | 승인 2012.11.26|(0호)
▲ China라는 표기가 선명한 베어링
 세계적인 농기계 제조업체인 일본 ‘구보다’의 제품들이 중국공장에서 조립돼 국내에 저가로 공급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부품의 일부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구보다의 한국법인인 한국구보다(주)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저가형 트랙터, 콤바인 등을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나섰는데, 구보다 제품을 구입한 농민 중에는 제품을 ‘순전한 일제’로 알고 구매한 경우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구보다 WR68 콤바인을 구매한 윤상균(남, 39, 청일면 유동리) 씨는 최근 콤바인의 잦은 고장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윤 씨는 “부속을 뜯어보니 베어링 세 개가 모두 중국산이었다”며 “영업직원에게 ‘나는 일제를 샀는데 왜 중국산 부속이냐’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같은 제품을 이용 중인 공근면의 정 아무개 씨도 “구매할 때는 몰랐는데 세차를 하던 중에 중국산인 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중국에서 단순 조립한 것과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것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일본 브랜드인줄 알았다가 사용 중에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은 제품안내서나 구매할 때 영업사원으로부터 이에 대한 설명을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횡성지역 판매를 담당하는 구보다 영업소의 담당자는 “중국에서 조립하거나 중국산 부품을 사용했다 해도 메이커가 ‘구보다’면 ‘구보다’인 것”이라며, “나도 나중에야 일부 부품이 중국산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회사 측에서 부품이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공지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국산 농기계 중에도 일부 부품을 중국산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며 “중요한 건, 구보다 제품이 국산 제품보다 성능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구보다 콤바인의 성능과 품질에 대한 이용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공근면의 정 씨는 “국산 콤바인을 30년 가까이 사용해봤지만 구보다 제품이 훨씬 우수하다”고 말한 반면, 청일면 한일공업사의 김병관 사장은 “콤바인 처리통의 축이 부러진 건 20년만에 처음 본다”며 “재질이 안 좋고 약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보급되고 있는 저가형 구보다 콤바인의 시중가격은 4500만원대. 상당수의 농가는 수천만원의 융자를 끼고 이를 구매하는 현실이다. 농민 오건택 씨는 “국산 농기계들은 너무도 고장이 잘 나기 때문에 이름(제조회사)을 믿고 일제를 구매하는 건데, 그게 실제로는 중국산이라면 누가 사겠냐”며 “중국산을 너무 비싸게 산 셈”이라고 말했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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