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개성을 담아낸 몸짓들, 그리고 커가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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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제3회 대한민국청소년문화축제 횡성지역예선전에 출전하고 난후 기념촬영한 횡성중의 비보이들. 무대에서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난 아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앞줄 왼쪽부터) 전용훈, 이정재, 이원주, 백재홍, 조영준 (두 번째줄 왼쪽부터) 민현기, 이찬기, 이기혁, 최민규 (맨뒷줄 왼쪽부터) 이규철, 황토현, 김성수강사, 권철희강사 |
영하의 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17일 늦은 오후, 원주시 따뚜공연장에서는 제11회 청소년한마당축제가 열렸다. 모두 15팀이 참여해 노래와 춤 솜씨를 뽐낸 이 축제에서 ‘특별상’을 차지한 팀은 횡성중학교 비보잉(B-boying. 젊은이들의 길거리 춤의 하나로서 뛰고 넘는 곡예적인 요소가 많은 장르로 브레이크댄스라고도 함)팀, ‘인텐스 플레이버(intense flavor). ‘강렬한 맛’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은 이 팀의 구성원들은 어떤 청소년들일까.
축제가 열리기 일주일전 찾아간 횡성중학교 체육관에는 3학년인 오준수, 이규철, 전용훈, 황토현 군, 2학년 이정재, 그리고 1학년 백재홍, 이찬기 군 등 7명의 비보이들이 열심히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제일 ‘고참’은 2학년 정재 군. 다들 1년차 비보이들인 데 비해, 2년째 비보잉을 해온 정재 군은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비보잉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의 방과 후 그리고 토요일 오전마다 진행되는 연습에 열심히들 참가하는데, 다들 비슷한 이유에서다. “재밌다”, “멋있다”, 그리고 “속이 후련하다”는 것. 팀의 ‘리더’라는 규철 군은 “나만의 개성을 찾는다는 점이 좋아요. 비보이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정하고 창조해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비보이들은 벌써 여러 차례의 무대 경험을 갖고 있다. 횡성군의 점핑업 축제, 안흥찐빵축제, 춘천에서 열린 청소년페스티벌 등 횡성 관내뿐 아니라 강원도 내에서 벌어진 각종 경연에도 참가해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왔다. 벌써 다섯 번째 무대에 섰다는 1학년 재홍이는 “경연 전에는 긴장되는데, 막상 (공연을)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해져요. 축구나 태권도도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이 아이들이 처음부터 비보잉에 열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횡성중/고 출신으로 프로 비보잉팀 ‘클라이맥스 크루’의 리더이면서, 이곳 아이들에게 비보잉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수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애들이 처음 3~4개월은 그저 놀러와서 시간만 때우려하지만, 5개월쯤 지나고 나면 재미를 느끼기 시작해요. 지금은 자기들이 먼저 이것저것 가르쳐달라고 할 정도로 변화가 큽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비보잉을 계속 하려는 친구들이 있다. 3학년 용훈 군이 그 중 하나다. 용훈 군은 “비보잉을 하는 동안은 시간이 아깝지가 않다”며 “횡고에 가서 비보잉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횡성고등학교에도 지난해 비보잉 동아리가 만들어졌는데, 올해 횡성중학교를 졸업한 학생 중 4명이 적극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이 열정 가득한 동아리 활동이 가능해진 계기를 이야기하는 데에는 산파 역할을 한 횡성중학교 교육복지사 최정은 선생님을 빼놓을 수 없다. 최 선생님은 지난해 횡성중학교에 부임한 직후, 아이들을 위한 동아리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비보잉 동아리였다. 아이들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에 응모해서 동아리 활동기금을 따내고,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동아리 활동을 권유하는 일이 모두 최 선생님의 역할이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졌어요. 쉬는 시간에 그저 책상위에 엎드려 있는 게 이전 아이들의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복도에서 연습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서 자신감이 늘고 도전해보자는 분위기가 느껴져요.”
댄스학원 하나 없는 횡성의 여건 속에서 전문 강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횡성 출신의 유명 비보이 김성수 씨가 변변한 강사료 없이 후배들을 위해 선뜻 나서준 것은 아이들에겐 큰 행운이었다. 김성수 씨는 “내년쯤에는 횡성중학교와 횡성고 학생들이 함께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는 희망을 밝혔다.
횡중의 비보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장래 진로에까지 연결짓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들 앞에서 뽐낼 수 있는 자기들만의 재주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이 비보이들은 큰 것을 얻은 듯하다. 오준수 군의 한마디, “보여줄 게 있죠! 장기자랑할 때요”라는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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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원주시 따뚜공연장에서 열린 제11회 청소년한마당축제에서의 공연모습. 영하의 추위 탓에 기량을 모두 발휘하기 힘들었지만 모두 15팀이 참여해 노래와 춤 솜씨를 뽐낸 이 축제에서 ‘특별상’을 차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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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체육관에서 동작을 연습중인 비보이들. |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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