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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정부는 중국 탓만 하며 손을 놓고 있고 횡성군은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할 예산은 있어도 미세먼지에 대한 예산은 없다. 미세먼지가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지자체가 손을 놓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서울이나 경기, 전북 등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내놓는 것이 좋은 예이다.
화창한 봄날을 기대했지만 3∼4월의 봄은 결코 화창하지 않다. 미세먼지로 인해 연일 희뿌연 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를 청정지역이라고 하지만 대기 중 미세먼지는 서울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이다. 원주의 미세먼지가 전국에서 최악인 점을 감안한다면, 횡성 역시 최악 수준일 것이다.
미세먼지는 중금속과 각종 화학물질을 함유한 아주 작은 입자로서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일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너무 작아 코나 목에서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와 폐포에 박히거나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며 호흡기 질환과 폐질환, 협심증,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면역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치료법도 없다. WHO 자료를 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가 7백만명으로 담배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많다. 그래서 죽음의 먼지란 말이 나올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지난 30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린 글을 보면 중국에서 유입된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의 조기 사망자가 연간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제 연구진이 2007년도 자료를 가지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인데, 비록 10년 전 자료지만 현재까지도 미세먼지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었다는 점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공동으로 조사한 ‘2016년 환경성과지수’를 보면 대한민국의 공기 질은 세계 180개국 가운데 173위, 초미세먼지 부문은 174위로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미세먼지는 1차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부인할 수 없다. 한·중·일의 환경과학원이 2000년대 이후부터 10년간 함께 연구한 결과를 보면 국내 오염물질의 30∼50%는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50∼70%는 국내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중국의 요인과 국내의 요인을 분석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정부는 중국 탓만 하며 손을 놓고 있다. 중국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며, 또 우리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실질적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대책은 전무하다.
정부도 요즘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미국이나 일본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기준만 강화했지 어떻게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주요 오염원을 보면 화력발전소와 경유차가 주범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부는 14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에 있고, 경유차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대기의 질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횡성도 국가의 축소판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횡성의 미세먼지는 심각한 수준이다. 횡성에 심각한 오염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가 심각한데는 중국과 수도권의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이 지역을 지나다 체류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뿐 구체적 연구가 진행된 것이 거의 없다. 미세먼지가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불구하고 원인에 대한 분석도, 그 대책도 없는 것이다.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할 예산은 있어도 미세먼지에 대한 예산은 없다. 국가 탓만 할뿐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전무하다. 미세먼지가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지자체가 손을 놓아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서울이나 경기도, 전라북도 등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내놓는 것이 좋은 예이다.
횡성은 미세먼지 측정 장치조차 없다. 뿌연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위협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외부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가 많다고 해서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설현장의 비산먼지나 노후화된 경유차 등에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횡성읍 조곡리에 건설 예정인 화력발전소는 폐기되어야 한다.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국내 주요 오염원이다. 이런 오염원이 횡성읍내에 존재한다면 횡성의 미세먼지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질 것이다.
미세먼지에 따른 국내의 연간 사회 경제적 비용이 10조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060년에는 20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서 미세먼지를 계속 배출하게 한다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건강의 위협이다. 지금이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원인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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