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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잣대 횡성군 ...지키고 싶은 법만20일축협회전교차로 조명타워설치... 추경승인 전 수의계약부터
이용희 기자 | 승인 2017.04.25|(127호)
20일 설치된 (구)횡성축협회전교차로의 조명타워. 조명타워의 필요성과 효과도 의문이지만 횡성군은 군의회의 예산승인도 받지 않고 수의계약부터 맺었다.

 횡성읍 구 축협오거리 회전교차로에 20일 대형 조명타워가 설치됐다. 조도를 개선해 회전교차로를 이용하는 차량과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고 경관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횡성군 도시행정과는 횡성군의회에 1차 추경예산으로 회전교차로 조도개선사업비 7천만원을 요구했다. 도시행정과는 “가까운 원주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에서 회전교차로의 조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축협오거리 회전교차로에 조명타워가 꼭 필요한 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보도가 없어 가로등이 없는 등 회전교차로 주변차로가 어두운 곳은 조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수긍할 수도 있지만 축협오거리는 가로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로가 넓어 사각지대가 발생해 어둡다고 하지만 보행자들이 야간에 회전교차로를 식별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야간에 라이트를 켜고 운행하는 차량운전자가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는 다른 차선의 차량을 식별할 수 없을만큼 어두운 것도 아니다. 경관개선 목적도 있다지만 체육시설이나 군부대, 대규모 산업시설 등에서나 사용하는 600와트 불빛이 도시의 미관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도 의문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조명타워를 설치하기 위한 계약이 의회의 1차 추경 승인이 있기 이전인 지난 3월에 이미 진행됐다는 점이다. 횡성군은 3월 24일과 27일에 각각 수의계약으로 조명탑설치공사와 조명타워 물품계약을 했다. 설치공사 계약금액은 738만 7천원, 조명타워 관급자재는 4966만원으로 총 5700여만원,  계약기간은 각각 5월 10일과 5월 11일까지다.
 물품제작에 들어가는 시간을 고려해 원하는 날짜에 설치를 마치기 위해 계약부터 하고, 의회의 예산승인을 받기 전까지 계약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의회가 일부 혹은 전액을 삭감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회의 예산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조명타워 설치는 긴급재난복구도 아니고  성립 전 예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조명타워를 설치할 수 없어 계약을 파기하거나 다음 추경까지 미루어야만 한다.

 횡성군의회는 “조명타워로 인한 주변 영향은 없는지 주민 의견 수렴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삭감없이 승인했다. 조명타워 설치계약부터 진행한 것을 횡성군의회가 알고도 이런 점에 대한 지적없이 예산을 승인해주었거나 전혀 몰랐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간에 횡성군이 주민을 대표하는 군의회을 가볍게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횡성군의 예산은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에 따라 예산안을 편성해 지방의회의 승인을 거쳐 집행해야 한다. 계약을 미리 맺었을 뿐 예산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예산승인 이전에 예산승인을 전제로 지출원인행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군의회의 예산 심의․승인권한을 무시하고, 지켜야 할 기본이 되는 법과 규정을 무시하는 군정,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법과 규정을 내세우는 고무줄 잣대 군정을 보며 횡성군에 신뢰를 보내는 주민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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