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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까와서 법을 너무 잘 알아서...여성친화도시 횡성군,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인증 건물은 없어
이용희 기자 | 승인 2017.04.27|(127호)

장애인종합복지관, 돈아깝다 인증연장안해
보람원, 법시행전 사업시작․증축 이유로 인증추진 취소
베이스볼파크, 돈도 아깝고 다음달 준공이후 건축해 신축아니다 외면

횡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건물입구에 있는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인증(BF인증)현판. 인증기간은 2014년 7월 끝났다. 복지관은 연간 백만원 수준의 돈이 아깝고 횡성군은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이유로 인증을 연장하지 않았다.

여성친화도시를 표방한 횡성군에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인증(이하 BF인증)을 받은 건물은 얼마나 될까? 민망하게도 한 군데 없다. 예비인증을 받은 곳은 있지만 모두 준공 전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횡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이 BF인증을 받았지만 2014년 인증을 연장하지 않아 현재 운영 중인 횡성군의 건축물 중에 BF인증을 받은 곳은 한 군데도 없는 상황이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의해 2015년 7월 29일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신축하는 청사, 문화시설 등의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준공예정인 횡성문화원과 작은 영화관을 비롯해 한우문화전시체험장,회다지소리문화체험관은 BF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횡성군은 2016년 공사를 착공해 11월 준공한 보람원은 BF인증을 신청하지 않았다. 법시행일 이후에 건축됐지만 사업이 2015년 법시행 이전에 추진됐기 때문이다. 건축법상 ‘증축’에도 해당된다. 보람원은 식당 등 일부 건물을 놔두고 작업장을 신축하고 창고를 리모델링했는데 이런 경우 건축법상 ‘신축’이 아닌 증축에 해당된다. BF인증 의무규정은 ‘신축’건물에만 해당된다. 이런 이유로 횡성군은 보람원 건물의 BF인증을 추진했다가 2016년 인증신청을 취소했다.

베이스볼파크도 마찬가지의 경우. 올해 횡성군은 16억원을 들여 500석 규모의 관람석과 본부석을 신축할 계획이지만 BF인증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 2016년 6월 개장한 베이스볼파크는 현재 준공검사가 끝나지 않은 미준공 시설이다. 지난해 말에 지구단위변경고시를 위한 측량이 끝나 다음달 5월에 준공절차가 마무리된다. 새로 건축될 관람석 등은 준공절차가 끝난 뒤 건축되는데다 베이스볼파크 관리동과 같은 필지에 있어 건축법상 ‘증축’에 해당된다. 보람원과 마찬가지로 BF인증을 받지 않아도 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다른 데 쓸 돈은 있어도...
전문건축업체서 설계해도 지적사항 나와
작은영화관 등도 예비인증거치며 설계수정

횡성군이 ‘법’만 잘 알았던 것은 아니다. 횡성군과 장애인종합복지관 모두 BF인증에 따른 “돈”이 아깝다고 했다.

베이스볼파크 관람석을 신축할 예정인 자치행정과 체육육성계는 “ BF인증이 까다로와 용역을 줘야하고 수수료도 많아 수천만원이 든다. 그 돈이면 경기를 하기 위해 베이스볼파크를 찾는 선수나 대회에 더 지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BF인증수수료는 면적에 따라 달라 면적이 넓은 베이스볼파크는 인증받는데 돈이 많이 들어 법시행전 사업이 시작돼 의무대상도 아닌데 굳이 “아까운 돈”을 쓸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횡성군내 유일한 BF인증건물이었던 장애인종합복지관도 2014년 7월 24일로 인증기간이 끝났지만 연장신청을 하지 않았다. 장애인종합복지관 박진동사무국장은 “인증기간 만료를 알리는 공문을 받았지만 내부회의에서 인증받은 이후 건물에 변화가 없고 인증연장 수수료5백만원이 아깝다고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증유효기간은 5년.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위탁받은 횡성사랑법인도 연장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없었고 연간 10억원이상의 횡성군예산을 지원받는 장애인종합복지관장과 직원들은 연평균 백만원 수준의 연장수수료가 “아까와” 인증을 연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횡성군 주민복지지원과 역시 인증만료를 알리는 공문을 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달했을 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모두 인증제도의 취지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이를 알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곳들이다.

BF인증을 받지 않아도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을 배려하는 시설물을 건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계도를 비롯해 까다로운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통과해야 BF인증을 받을 수 있다. 건축된 뒤 인증을 신청해 보완이 어렵거나 재공사에 따른 예산낭비와 시행착오를 막기 위해 예비인증제도를 두고 있는 이유다. 전문 건축업체에서 설계를 했음에도 횡성군의 작은영화관 등도 BF인증기관으로부터 예비인증 심사에서 수정사항을 지적받아 설계를 변경해야 했다.

BF인증은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 이들의 사회활동 참여와 복지 증진을 돕기 위한 제도다. 지자체의 의무규정을 만든 법의 취지에 공감한다면 인증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 진행하던 인증조차 취소하고, ‘신축’이 아니라 ‘증축’이어서 법위반이 아니라는 횡성군의 처사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장애인과 임산부, 노인을 위해 제대로 된 시설물을 짓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를 높일 “돈”이 아깝다는 횡성군은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여성 등이 살기좋은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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