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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칼럼]문재인대통령의 농업정책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7.05.17|(128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농업부문 대선공약 별로 없어..국내 농산물 가격과 수급정책 강화 등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논의가 확산되고 실천되지 않으면 결국 지역 자체의 존립도 위협받아

 

대통령이 선출됨으로써 요구해야 할 것도 많아졌다. 지난 선거기간동안 후보들은 표를 의식해 재원 마련과는 상관없이 각종 공약들을 남발했고, 결국 그 부담은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의 몫으로 남았다. 물론 지금까지 많은 당선자들이 ‘내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무시하긴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니만큼 좀 더 많은 부분에서 책임질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농업부문에서의 공약은 별로 없다. 농업인구의 감소와 전체 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역할의 감소가 그 주된 이유일 것이다. 또한 조기 대선으로 인해 각종 농업관련 단체들이 자신의 요구를 이슈화시키지 못한 이유도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시행 등 몇몇 정책이 있으나, 가장 중요한 농산물 가격 정책과 소득 정책 부분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말만 했을뿐 구체적 입장표시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한참 막바지던 지난 8일 김재소 농식품부 장관은 밥쌀 2만5천여통 입찰공고를 내고 16일 전자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쌀이 남아도는데도 수입을 더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2017년 공공비축도 35만톤으로 지난해보다도 1만톤 줄여 수매하겠다고 했다. 이런 발표는 시기상 발표할 때가 되어서 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누가 되든 농업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기조에 깔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만큼 농업은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다.

모내기철을 맞아 한창 바빠졌지만 농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울 정도의 쌀 값 하락과, 상대적으로 좋은 가격을 받았던 공공비축미에 대한 우선지급금 일부 환수 방침으로 벼농사를 계속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횡성지역은 횡성한우로 인해 다른 지역 농업인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다. 볏집이 조사료로 이용되는 상황에서 벼는 주곡 이외에 소 사료의 기능도 했고, 한우 가격의 안정으로 농가소득이 그나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한우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가면서 비교우위를 지켜나가기 어려워져 한우만 바라보고 갈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더욱이 농산물 가격과 수급을 시장에 맞기고 가격이 폭등할 때는 수입을 늘림으로써 농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저항이 없으면 현 정부도 기존 농업에 대한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기간동안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농업과 농촌을 살려내기 위한 정책을 정부에 강제해 내야 한다. 우선 쌀 재고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통한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고,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도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2002년 쌀 재고량이 145만톤에 육박했을 때 대북지원으로 큰 효과를 본 것을 감안한다면, 200만톤에 육박하는 쌀 재고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추곡 수매와 쌀 값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이를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희토류 등의 광물질을 대신해 북한 광물자원과의 상호 교환 형태를 취하게 한다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도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처방이다. 농가소득이 무너지고 도농간 사회·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농촌은 붕괴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5년 농가소득이 도시노동자가구 소득의 95.8% 수준이었으나 2015년에는 64.3%에 불과하다. 20년 사이에 30% 이상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내 농산물 가격과 수급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가격 보전을 위해서 기초농산물에 대한 국가수매제를 실시해야 하며, 농민들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기본소득제의 정신을 농촌에서도 적용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논의가 확산되고 실천되지 않으면 결국 지역 자체의 존립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대통령은 소통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소통이 정치인들만의 소통, 가진 자들만의 소통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그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 경험이 있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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