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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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년의 겨울밤 / 캔버스에 아크릴 10F |
그 해 겨울에도 아버지는 눈보라에 흐려지는 손풍금 소리를 접어놓고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물동이에 가득 담긴 전쟁의 기억들을 시루에 뿌리며 콩나물을 길렀습니다.
누이는 메주덩이에 박혀있는 딱딱한 꿈의 알갱이들을 떼어먹으며 형이 구해다 준 만화책을 읽었습니다.
쥐들이 호야불빛을 농짝 뒤로 물어나르고 어머니의 삯바느질도 끝이 날 무렵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형이 들려주는 손풍금 소리를 들으며 누이와 나는 잠이 들곤 했습니다.
정현우/ 시인·화가
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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