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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와 대화
태준호 기자 | 승인 2017.05.30|(129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 부대표)

경색되었던 남북관계를 벗어날 길을 찾아야 한다. 현 정부나 미국이 제재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북한의 핵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 17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방문에서 ‘적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이 무력도발을 감행하면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는 강경발언과 대치되는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를 전제로 한 대화가능성이 흘러나오는 시점에서 협상과 제재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화를 통한 협상을 전제로 하지만, 대북문제에 있어 키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나 국내의 정치적 상황이 많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로 돌아가 보면 한반도에서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칼빈슨호 전단의 한반도행,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직접 나서서 군사적 제재를 할 것이라는 발언, 그 외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와 군사적 해결 언급 등은 미국이 오바마 정부의 소위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음을 공언하고,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을 고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전략적 인내’란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압박만을 행사하며 핵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등 ‘무시’로 일관하는 정책으로 오마바 정부의 기본적인 대북 정책이었다. 이 무대응 정책에 대한민국 정부 역시 무대응 혹은 개성공단 폐쇄 등과 같은 정책을 취함으로써 북한의 핵 무장력은 계속 강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트럼프 취임 직후 ‘전략적 인내’가 실패하였음을 공언한 후 제재 강화와 협상 모두에 염두를 둔 행보를 지속하였다. 그러나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호’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 보듯이 중국의 반대로 인해 추가적인 제재는 불가능하다. 즉 추가 제재를 통한 북한의 핵 포기는 불가능하며, 오직 대화를 통한 협상만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협상은 오랫동안 지체되었다. 그리고 협상이 지체된 만큼 북한은 그동안 급속하게 강화된 핵 무장력을 보유하였고, 탄도미사일 기술도 발전하여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과거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미국은 협상에서 많은 대가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협상의 진전 속도는 미국이 이를 현실로 인정하는 속도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상이 재개된다 해도 북한과 미국이 바라는 목표의 상이함을 보면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 북미관계 정상화,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할 것이고 미국은 북한의 핵 폐기와 비핵화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간극의 차이는 협상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언제라도 4월처럼 전쟁위기가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이나 시리아 폭격에서 보여주듯이 무력에 의한 해결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고, 북한 역시 이에 맞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북한과의 관계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주변 강국, 특히 미국의 이해가 깊이 개입하고 있어 현 정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진행될 여지가 많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현 정부의 역할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북미관계의 파국의 결과는 미국의 문제가 아닌 남북한 모두의 공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도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해가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요즘 회자되는 ‘북한은 주적’이라는 개념도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 전쟁을 하자는 생각이 아니라면 당연히 대화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이 필요하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 요구를 포기해야만 한다. 북한이 이를 고집하면 대한민국은 물론 북미 관계 등에 있어 결국 평행선을 갈 수 밖에 없다. 협상을 위해 핵 동결조치를 선행시킬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비핵화의 길로 가야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오판에 의해 전쟁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극히 참담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화가 필요하다. 경색되었던 지난 국면을 벗어날 길을 찾아야 한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뭐가 됐든 북한과의 계속적인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현 정부나 미국이 제재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북한의 핵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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