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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최저임금이 아무리 낮게 책정된다 한들 자영업자들의 수익성이 좋아질리 없다.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비싼 임대료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도 ‘을’들만의 싸움판이 되어가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임금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구조적 병폐에 있다.
2018년 최저임금이 2017년도에 비해 1,060원 올라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노동계의 요구였던 만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을 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최저임금 만원시대는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인구 2,775만 명 중 최저임금 대상자가 463만 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고용의 질은 점점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최저임금은 ‘이 임금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가?’ 가 기준이 되지 않고 노사정위원회에서 단지 ‘몇 %를 올려야 하는가?’ 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됐다. 이 위원회의 구성원이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이 동수이고 나머지는 대통령이 위촉하는 공익위원이므로 정부의 요구가 그대로 관철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요구는 1인당 GDP가 2만8천달러가 넘는 현실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였던 것이다.
정부는 8년만에 위원 전원이 참석한 상태에서 결정됐고 소득주도 성장 시대를 열었다는 등의 자화자찬을 하고 있으나,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계속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을 예고하면서도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4조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크다. 언론들도 이에 편승해 최저임금의 충격을 대한민국 경제가 버텨낼 수 없고, ‘알바생보다 못한 편의점 사장님’이라는 극단적인 기사를 뽑으며 수익 악화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영세한 자영업자들과 노동자들 간의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영업자 수는 OECD 국가 평균의 2배 수준으로 높다. 특히 50대 이상의 창업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기업들의 상시적 구조조정의 피해자들이다. 하루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3천명에 이르고 창업도 2천명이 넘는 현실은 이들이 들인 돈과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대열로 들어선다는 것을 보여 준다. 즉 고용시장의 불안정성이 자영업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자영업자의 증가는 또 영세 자영업자들 간의 경쟁을 가져와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일자리 대책을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고 있는데 양질의 일자리로 이들을 다시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것이 비싼 임대료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다. 모 언론사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편의점의 경우 평균 월 매출액이 5천만원 정도인데 이럴 경우 편의점 본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650만원 정도이고 편의점주는 7백만원이 남는 구조라고 한다. 편의점주는 이 돈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결국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챙긴다는 말이 생각날 수 밖에 없다. 이 외에도 재료비 과다 청구 등 연일 보도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갑질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상태에서 최저임금이 아무리 낮게 책정된다 한들 자영업자들의 수익성이 좋아질리 없다. 즉 문제의 본질은 임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구조적 병폐에 있는 것이고, 자영업자들의 화살은 노동자들을 향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상황을 만든 정부와 공정하지 못한 거래를 일삼는 대기업들을 향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현 정부는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대안보다는 현재의 법 테두리 안을 강조하며 그 한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한계의 설정으로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예산 지원도 마찬가지이다. 연간 4조원의 지원으로 중소 자영업자들의 삶은 나아지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시켜 자영업자를 줄이고, 남은 자영업자들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획기적인 예산 배분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필요한 것은 예산이다. 증세를 이야기하지 않는 현재의 구조에서 늘어나는 예산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는 경유 값 인상 등의 각종 꼼수를 등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2014년 기준 조세 부담률은 18%로 부자 감세 정책 이전인 2007년도의 19.6%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2007년도 수준으로만 해도 연간 24조의 추가 세입 확보가 가능하다. 꼼수가 아닌 부자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성하고 이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지원해야만 한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최대 화두는 양극화 해소이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도 결국은 양극화 상태에서 못 가진 ‘을’들만의 싸움판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인 정부와 대기업을 향해 외쳐야 한다. 우리들의 빼앗긴 몫을 내 놓으라고!!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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