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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횡성축협의 ‘내로남불’ 가능할까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7.08.09|(134호)

횡성축협의 빵집 직영과 관련해 횡성축협의 일관된 주장 중 하나는 “그 집(파리바게뜨 횡성점) 때문에 개인빵집 다 문닫았다. 그동안 혼자서 돈많이 벌었는데 왜 자기만 독점하려고 하나”다.

횡성축협의 주장처럼 개인빵집들이 차례로 문을 닫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프랜차이즈빵집인 뚜레쥬르가 생기기 전까지 사실상 횡성읍내 유일한 빵집이었다. 경쟁없이 독점운영의 이점을 안고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음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를 두고 횡성점주만을 탓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원재료부터 빵굽기까지 개인이 모두 감당해야 하는 개인빵집은 그만큼 시간과 노력, 비용이 많이 들어 웬만한 규모가 아니고서는 다양한 빵을 준비하기 어렵다. 반면 프랜차이즈빵집은 완제품을 본사로부터 공급받거나 완성된 반죽을 받아 매장에서 굽기만 하면 돼 비용과 노력면에서 유리하다. 퇴직자들이 프랜차이즈빵집에 뛰어드는 이유다. 유명연예인을 내세운 광고와 연중 다양한 판촉전략, 본사 기술진에 의한 끊임없는 신제품개발 등도 개인빵집이 뛰어넘기 어려운 프랜차이즈점의 강력한 힘이다.

한편 폐기처분해야하는 재고부담을 무시하고 다양한 빵을 갖춰놓을 수 있는 개인빵집이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어쩌다 개인빵집을 찾은 고객들은 한정된 진열대를 마주하게 되고, 세련된 매장인테리어와 다양한 빵을 갖춘 프랜차이즈빵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개인빵집을 찾는 손님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면 개인빵집은 선택의 여지없이 문을 닫게 된다. 차별화된 기술과 손맛에 인심까지 두루 갖추고, 프랜차이즈빵집의 공격을 막아낼 든든한 자본력까지 갖추지 않고서는 개인빵집이 프랜차이즈를 상대하기 힘들다. 횡성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벌어져왔던 공통된 모습이다.

결국 개인빵집이 문을 닫아야 할 만큼 횡성의 소비자 즉 횡성주민들이 파리바게뜨의 빵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맛”과 “고르는 즐거움” “유명프랜차이즈를 이용한다는 만족감” “고객포인트제도와 같은 부가기능” 등 개인빵집을 이용할 때보다 더 많은 만족을 얻을 수 있기에 횡성주민들이 개인빵집보다 프랜차이즈빵집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가격과 품질을 고려해 가장 편익이 많은 소비를 하는 것을 합리적 소비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개인빵집보다 파리바게뜨를 선택한 횡성주민들은 ‘합리적 소비자’였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프랜차이즈제품이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주차 편익을 제공하는 횡성축협에서 빵을 구입하는 횡성의 소비자를 탓할 수만도 없다. 문제는 인구가 적은 횡성읍에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이 두 곳이나 되고 자영업자와 법인이 불공평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알면서도 가맹점 늘리기에 급급했던 파리바게뜨 본사의 행태는 본사의 이익을 위해 기존 점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갑질횡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도 횡성축협이 이같은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문제와 횡성의 특성을 외면하고 시종일관 파리바게뜨 횡성점이 잘못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매출이 그대로 노출되고 농축협과 같이 세금혜택을 받는 면세사업자도 아니어서 세금 꼬박꼬박내며 열심히 빵집을 운영했을 뿐인 횡성점주가 횡성축협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횡성축협이 파리바게뜨를 직영한지 두 달이 되어간다. 횡성점은 횡성축협의 경쟁상대이자 같은 브랜드의 가맹점주다. 힘을 합해 본사의 갑질과 부당한 조건을 고쳐나가지는 못할망정 문제의 본질을 왜곡해서 지역주민 개인의 정당한 영업행위를 범죄시하고 파렴치범으로 몰아가서야 되겠는가. 횡성축협이 빵집직영의 정당성을 내세우기 위해 개인빵집의 몰락과 독점영업의 결과만을 부각시키며 횡성점주 개인의 잘못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중지해야 한다.

농협은 자산순위 15위안에 드는 대기업이다. 횡성축협의 자산총계는 1400억원이 넘는다. 누가봐도 불공정한 경쟁이다. 파리바게뜨 횡성점주는 매출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폐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파리바게뜨 횡성점이 폐점할 경우 횡성축협은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뻬앗았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 ‘내로남불’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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