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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00대과제...그런데 농업은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7.08.10|(134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대통령이 된지 100일만에 농업관련 선거 공약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지난정부 기업농정책 답습해...단순한 미봉책이 아니라 농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 5년을 관통할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및 100대 과제가 발표되었다. 이중 농업과 농촌에 관련된 과제는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 건설, 농업인 소득안전망의 촘촘한 확충,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 기반 조성뿐이다. 이 과제를 보는 동안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신농정을 외치며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겠다.’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신농정은 결국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말잔치로 끝나고 말았는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사용되니, 이 과제를 만든 사람들이 농업과 농촌에 대해 과연 조금이나마 애정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부족하나마 농업관련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았었다. 한농연 대선토론회에 참석하여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통령 직속 농어민특별위원회 설치와 농업비서관을 임명하겠다고 했고, 쌀 목표가격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인상하며, 강력한 생산조정제 시행과 소비 확대를 통해 쌀 생산비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며, 농산물의 최저 가격 보장으로 마음놓고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 조성과, 농지법 개정으로 경자유전 법칙을 재확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과제에서 보면 이런 부분은 빠져 있거나 규모가 축소되어 있다. 농어민특별위원회나 농업비서관은 전혀 이야기되지 않고 있으며, 쌀 목표가격 인상은 제외되고, 농산물최저 안정제도 사라졌다. 대통령이 된지 100일만에 선거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 버렸다. 100원 택시를 대표상품으로 내세울 만큼 내세울 것이 없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시절 공약했던 공약을 버리고 쌀 생산조정제와 6차 산업형 친환경 농업지구 조성, 스마트팜 시설원예 및 R&D(연구개발) 확대 계획으로 대체했는데, 이는 지난 정부들이 강조했던 기업농 정책에서 나아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농업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농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기업농 정책은 결국 농업기업의 몫이 되어 농촌 경제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 되어 버린다. 대기업으로 꼽히는 하림이 2003년부터 10년간 1천2백억원의 자금을 받았다는 것을 보면 정부 보조금의 많은 부분이 실제 농민이 아닌 기업들을 위한 돈 잔치였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다. 결국 정부의 대부분의 정책은 지난 정부의 재탕 삼탕이 되어 버렸다.

또한 국정과제 수행 비용 178조원 중 농업분야는 1조 1천억원이 설정되어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무리 농업인구가 감소되어 전체인구의 5.5%에 불과한 실정이라도 이는 농업에 대한 푸대접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농업은 기간산업이고 농산물은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이라는 공공재로서 접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못사는 농촌을 지원한다는 수혜적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어 농업 농촌 문제 해결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정책이 되고 있다.

현재 식량 자급율은 24%이며,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해 OECD 국가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그 안정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GMO 수입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6.5세로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수년 내에 농촌지역 지자체는 그 생존조차 불투명하다. 도농간 소득격차는 도시 소득의 61.5%애 불과할 정도로 커져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축산농가를 제외한다면 50%도 안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농촌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미봉책이 아니라 농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독일의 농업정책은 농민들에 대한 보조가 단순히 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와의 불균형을 완화해서 농민이 농촌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나라 전체의 균형 발전과 경관 및 생태계 보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며, 도시 집중으로 생가는 문제도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본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 농업정책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는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단지 낙후된 농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인식에서 접근되고 있다.

농업과 농촌은 단지 먹거리를 도시에 제공하는 곳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먹거리와 환경적 가치, 생태적 가치, 역사·문화적 가치 등 수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농업이고 농촌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익형 직불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농업 농촌에서는 그 나물의 그 밥이다. 아직 농민단체들도 아무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아닌가?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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