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대한민국 사회에서 먹거리의 문제는 단지 달걀 등 몇몇 제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먹거리 전반에 대한 안전성 검사와 정보 공개, 근본적 대책의 수립을 통해 국민들의 알권리와 건강한 삶을 유지할 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그것이 정부가 말하는 나라다운 나라이다.
2013년 흥행했던 영화 ‘설국열차’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열차의 꼬리 칸에서 앞쪽 칸으로 전진하던 주인공은 그들이 지금까지 먹던 단백질 블록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블록의 형태로 포장되어 공급되던 이 먹거리는 실상 바퀴벌레 등 곤충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목격한 주인공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덮개를 닫아 버린다. 앞쪽으로 전진하던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으므로 먹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하며 챙겨 넣기에 급급하다.
사실을 은폐한 주인공의 행동은 과연 올바른 행동이었을까? 지금까지 이 단백질 블록이 없었다면 배고픔에 인육까지 먹는 상황이었으므로 모르고 먹는 것이 더 낫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속담도 있으니 말이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전 국민의 단백질원으로 사랑받던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었다.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문이 일었을 때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산은 안전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검증되지 않은 발표를 했다. 그리고 불과 5일 후 이번 파동이 발생했고, 그 결과공개도 발견 당일이 아닌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하루가 지나서야 발표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미 2016년 8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계 농가에서 닭 진드기 제거를 위해 맹독성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고,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올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면서 이번 파동이 일어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에 달걀을 2.6개까지는 먹어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이번 안전성 검사는 단 며칠만에 나온 것으로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농약에 대한 독성 검사는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급성 독성과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는 만성 독성으로 구분해서 구분해 검사해야 하는데 이번 검사는 급성 독성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2년전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백수오의 안전성 여부도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발표되지 않았는가? 만성 독성에 대한 검사는 수명이 짧은 쥐의 실험을 통해서 총체적인 어려움을 판별하기 어렵다. 수명이 긴 사람이 이를 장기적으로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수십 년이 걸려야 확인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이런 발표를 남발하며 국민들의 비판을 피하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정부는 먹거리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정보를 준 적이 별로 없다. 안전성에 대한 검사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이 감추려고 하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 그러다가 문제가 터지면 땜질 처방으로 그 제품에 대한 대책 몇가지 내놓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도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달걀 이력 추적 관리 시스템, 식용란 선별포장업 신설 등을 통해 달걀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안전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왜 이 문제가 발생되었는지 그리고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먹거리의 문제는 단지 달걀 등 몇몇 제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식량 자급율이 24%에 불과한 상황에서 나머지 76%의 부족량은 유전자조작식품(GMO)을 비롯한 제초제와 살충제 투성이의 외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수입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버젓이 수입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안전성 검사도 없이 식용 GMO 농산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다. 현재의 유명무실한 GMO 표시제로는 우리가 먹는 먹거리가 어떤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 채, 심지어는 GMO 여부도 모른 채 먹거리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후보시절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공약했던 GMO 완전표시제 등을 정부 주요 추진 과제에서 빼는 우를 범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와 안전한 농산물을 먹을 권리보다는 몬산토 등 다국적 농업 회사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안전한 먹거리를 안전하게 공급받기를 원한다. 먹거리는 단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차단당하고, 심지어는 안전성 검사조차도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요원한 일이다. ‘먹거리는 우리에게 무엇인가?’하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달걀 파동을 거울삼아 이제라도 먹거리 전반에 대한 안전성 검사와 정보 공개, 그리고 근본적 대책의 수립을 통해 국민들의 알권리와 건강한 삶을 유지할 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부가 말하는 나라다운 나라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