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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유럽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에 이어, 한중 FTA 협상까지 진행되면서 우리 농축산업의 미래는 갈수록 어두워질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사람은 있는 법. 지난해 12월 개관한 돼지문화원은 우리 축산업에 새 모델을 제시하고 싶어하는 한 기업인의 야심찬 도전이다.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에 위치한 돼지문화원은 돼지고기 브랜드“치악산금돈”의 판매를 위한 식당과 정육점, 숙박시설, 산책로, 전시실, 교육관 등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 사료사업부문과 종돈합작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우수한 종돈을 통해 뛰어난 품질의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이를 다양한 컨텐츠와 결합한 돼지문화원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축산관련 방문객, 마을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을리더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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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문화원에는 까페, 식당, 아기쉼터, 책읽는 방, 컴퓨터 방 등 각종 편의시설과 놀이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안내판 뒤로 보이는 것은 펜션과 등산로이다. |
- 돼지문화원을 열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 (장성훈) 개방이 되면 우리 농축산물은 경쟁력이 없습니다. 장터와 같은 1회성 직거래 행사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상설직거래 매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은 ‘치악산금돈’을 알리는 ‘안테나숍’ 역할을 하는 장소입니다.
- 돼지문화원이 지향하는 바가 있습니까.
= (장) 외국에서는 1차산업(농수축산업)과 2차산업(가공), 그리고 3차산업(서비스)을 함께 아우르는 6차산업(1+2+3=6이라는 의미다)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이곳엔 돼지고기 판매장이나 식당은 물론 노래방, 까페, 펜션, 회의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함께 있고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어떤 계층이든 즐기며 놀 수 있습니다. 또 소비자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없애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돼지문화원을 통해 관광축산과 6차산업을 선도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농축산업이 살아남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선진국에는 체험농장이 많이 있지만, 돼지테마파크는 세계에서 이곳이 유일합니다.
- 그동안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 (장) 수업료를 많이 냈습니다. 2008년부터 문막에서 가공을 시작했는데, 장비와 인력을 다 갖추고 시작해도 판로개척이 어렵고, 원칙을 지키면서 단가를 낮추기도 어렵고, 영업력도 부족해 많이 까먹었습니다.
- ‘치악산금돈’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 (하정균) 가공할 때 사양을 지킵니다. 우리는 무게를 늘리려하지 않고, 정확한 숙성기간을 지키기 때문에 요리를 해도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서울에 매장열기보다 철저한 로컬브랜드 추구로 관광수익도-
‘치악산금돈’은 생고기는 식당 20여 곳과 정육점으로, 가공품은 지역의 대형매장으로 공급된다. 원주의료원 같은 공공시설에도 공급을 하고 있다. 서울에 매장을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보면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원주, 여주, 횡성 등 인접지역에 주로 공급하면서, 철저한 로컬(local)화, 지방화를 추구한다. 동네브랜드, 찾아오는 브랜드로 만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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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원 내의 가공장 내부에서 소시지와 햄 등을 가공하는 모습(왼쪽)과 판매중인 햄과 소세지 |
= (하) 오늘은 장애학생들이 소시지를 만드는 체험을 하러 왔습니다. 이곳을 다녀가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먹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 방문객은 어느 정도 되나요.
= (하) 주말엔 300명 이상, 하루 평균 70명 정도가 다녀간 것 같습니다. 1년간 2만5천명 가량 다녀간 거죠. 지난번 어린이날엔 500명 이상이 한꺼번에 찾아왔는데, 저희가 감당할만한 준비가 안 된 탓에 이미지가 많이 실추되기도 했었습니다.
- 일반 소비자나 체험객 외에도 방문객이 많은가요.
= (하) 농축산업을 하는 분들이 견학차 오기도 하고, 신입사원 연수나 동창회, MT 등의 모임을 위해 오신 분들도 있습니다. 일본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했구요, 러시아 댄스 선수단 96명이 이곳에 머물기도 했습니다. 내년 1월중엔 장애인올림픽이 열리는데 2개국의 선수단을 유치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관광수익을 올리는 데도 일익을 담당하려고 합니다.
-횡성한우, 차세대 고객과 경영인 키워내야 -
- 같은 축산인으로서, 횡성한우사업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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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문화원 앞뜰을 노닐고 있는 새끼 돼지들과 조랑말. 방문객들을 제일 먼저 맞이하는 친구들이다. 조랑말타기, 먹이주기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
= (장) 당장 눈앞의 수익을 위해 생고기를 파는 것에 집착한다면, 차세대 고객을 잡지 못합니다. 앞으로 정부의 보조도 한계가 있을 텐데, 고객층 확보를 위한 노력과 가공기술의 도입이 중요해 보입니다. 또, 차세대 경영인도 키워내야 합니다. 제가 돼지똥만 치우고 있으면 누가 저를 따라하려고 하겠습니까. 후계자를 키우려면 2차산업으로도 힘듭니다. 3차산업까지 결합시켜야 젊은이들은 흥미를 느끼고, 거기서부터 2차, 1차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차세대 경영인과 고객을 확보하려면 6차산업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횡성한우는 관(官)에 너무 의존하면서, 거기에 안주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 (하) 미래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후계자를 키우기 위해 우리는 직원들의 해외연수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 돼지문화원을 개원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장) 안테나숍이 생기니까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보여줄 수 있으니까 사람들이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인정을 하는 거죠. 하지만 손익분기점까지 가려면 좀 더 해야 하고, 2013년 상반기부터 수익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우려의 시각도 많지만 하길 잘했구나 생각합니다. 이걸 꼭 살려야 모델이 되니까 후회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개인이 고기장사나 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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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문화원에서 소시지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
돼지고기를 좋아하면서 돼지들의 세계에도 관심이 있는 소비자, 축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농가라면 돼지문화원을 한번 방문해 볼 것을 권해본다. 입구의 앞마당을 노닐던 새끼 돼지들이 제일 먼저 인사를 하는 곳이 여기 돼지문화원이다. 이창조 기자
돼지문화원 인터넷주소 (www.돼지문화원.com) 돼지문화원 문의전화 1544-9266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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