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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으로....[창립총회 특강]“지방자치시대의 지역발전과 시민단체의 역할”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7.09.28|(137호)

횡성정의실천시민연합(약칭/ 횡성정실련)이 21일 횡성정실련 회의실에서 창립총회와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진장철 전 춘천경실련 상임대표의 창립기념 특강 “지방자치 시대의 지역발전과 시민단체의 역할” 주요 내용을 전한다.<편집자주>
 

“지방자치시대의 지역발전과 시민단체의 역할”
 

진장철(강원대 명예교수.전 춘천경실련 상임대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이사장)

먼저 꼭 하셔야 할 일을 하시는 것을 축하드리지 않을 수 없다.
 중앙에서 경실련이 만들어진 후 춘천경실련 창립멤버로 들어갔는데 다 빠져나가고 저만 붙들려 25년을 해왔다. 고향에 가면 집안사람들이 꼭 묻는다. 너는 아직도 그 영양가 없는 일을 하냐고. “너한테 뭐 생기는 거 있느냐” 묻는데 정말 생기는 건 없다. 개인적인 소회이지만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에 꼭 오라고 부르는 거보니 영양가 없는 일이 꽤 의미있는 일이었나보다 생각된다.
 그 영양가 없는 일을 할 때 생각보다 어려웠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1996년 일이다. 춘천  소양강에 가두리양식장이 11개 있었는데 송어, 이스라엘 잉어의 먹이와 배설이 쌓여 소양강 댐 수질오염의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침 양식장허가를 갱신할 때라 없애려 했는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지역유지 등 다들 얽혀있었다. 누가 앞장서려는 사람이 없었다. 저는 고향이 마산이라 친척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다. 성공했다. 시민들의 힘을 이렇게 끌어낼 수 있구나 알게 됐다. 시민불만은 많은데 춘천시나 강원도나 가만히 있길래 저를 포함해 6명이 국무조정실을 찾아가서 요구한 후 정부가 흙탕물저감책을 발표했다. 우리가 떠드는 것이 들어먹힌다는 것, 가만히 있어서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경험들이 하나씩 쌓여갔다.

왜 지방자치인가?
세상이 바뀌었다. 지방자치는 지역발전을 지역에 맡기고 책임지라는 거다. 지역의 운명을 지역 스스로 결정하고 결과도 당연히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다.  중앙의존적 관행에서 벗어나 주민스스로 만들어가는 지역사회, 지역사회의 잠재력을 최대한 동원하는 주민참여의 확장. 민관학 협력파트너십 확대로 좋은 공동체 만들기, 지역의 특수성과 문화를 반영한 독창적인 혁신노력 등 강원정치가 변해야 한다. 지역발전이 없으면 국가발전도 없다.
지역의 문제는 지역이 제일 잘 안다. 여러분 나름대로 목표가 있어야 한다. 횡성에 사는 내가 자랑스럽고 자존심이 지켜지는 횡성을 만들겠다는 마음이어야 한다.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워야 한다. 다른 동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른다. 저는 사람들에게 충남 홍성을 가보라고 한다. 홍천군수 등은 홍성에 다녀왔는데...인구3500명에 불과한 홍성에 온갖 게 다 있다. 

지금은 거버넌스(Government)의 시대


지금까지 우리는 정부가 만병통치약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부가  아무리 잘해도 안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 혁명으로 정권잡으면 좋은 세상만든다 했는데 혁명 아무리 해도 좋은 세상 안오는 거다. 권력잡은 사람이 권력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한정이 있다. 그래서 국가는 실패했다고 한다. 시장은 어떤가? 민간의 개인적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것은 성공인가? 잘사는 사람은 계속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계속 못살아 공동체가 깨진다. 시장도 실패했다. 그래서 결국 시민이  나설 수 밖에 없다.
정부․시장․시민이 같이 어울리는 것을 거버넌스라고 한다. 거버넌스는 의사결정의 틀이다. 한 나라의 정치의사결정이 전에는 정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해서 집행했는데 이제는 정부,기업, 단체, 시민들이 같이 한다. 여기서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좋은 것 나쁜 것 다 책임지는 것이다.  권력과 지배와 피지배가 어긋나는 일이 별로 없는 상당히 안정된 사회다.
결국 좋은 거번너스는 시민이 아는 게 많아야 한다.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한다. 시민이 모르면 안된다.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

우리는 대통령이 “친애하는 국민여러분”하는데 미국은 “친애하는 시민여러분” 한다. ‘국민’은 자기가 살고 있는 상황에서 고쳐야 할 것들, 불만이 있을 때 항상 국가를 원망하고 국가에 요구한다. 국가만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국민이다. ‘시민’은 문제가 생기면 ‘이 문제를 횡성군수나 지역정치인이 해결해내? 아니야. 우리가 한번 나서보자’한다. 이게 시민의식이다. ‘국민’과 ‘시민’의 차이다. 
 ‘국민’은 종적관계,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다. 우리가 권력을 너에게 줬으니 준만큼 우리를 기쁘게 일해다오하는 정치계약관계다. ‘시민’은 국민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횡적관계다. ‘시민’은 누군가 전체를 관리할 사람이 있어야 하니 해라. 하지만 고민을 같이 하고 스스로 공청회하고 이런 식으로 해주시오 한다. 그래서 여러분은 횡성군민이면서 시민이다.
 어느 여인이 여행을 갔는데 군인도 아닌데 발이 잘린 여자와 어린이가 많은 것을 보고  이유를 알아보니 근처에 있는 지뢰밭 때문이었다. 이 여인은 이 문제가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백악관이나 국회의원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옆집’을 찾아가 그 곳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 누구는 앞에 나서고 누구는 뒤에서 후원하는 대인지뢰문제해결을 위한 단체를 만들었다. 그 노력으로 미국과 한국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들이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을 체결했다. 이 여인 조디 윌리암스는  그 해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초점은 이거다. ‘국민’은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보내자 한다. 그랬다면 대인지뢰는 없어지지 않았을 거다.
 우리가  경험한 모든 사회현실은 우리 스스로 만든 거다. 정치가 잘못된 거, 강원도가 못사는 것이 착취구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래서는 발전의 동기, 힘이 생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 강원도는 정부가 주는 것을 받아먹으려고, 항상 위를 바라보면서 푸대접․ 무대접을 이야기하다가 남들처럼 못했다. 그러나 우리 앞의 모든 조건들은 우리 스스로 만든 거다. 명나라가 망했을 때 한 학자는 “천하흥망 필부유책(天下興亡 匹夫有責)”이라 했다. 천하가 흥하고 망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여러분들은 경제․ 사회․ 정치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정의는 올바름이다. 우리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 올바른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참된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다스림 받는 쪽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도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장기적으로는 모두의 이익이 되는 것보다는 눈앞에 있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한다.어쩔 수 없다. 나도 그렇다. 그러나 정의를 이야기하는 조건에 올바름이 있다. ‘사람이 그런 법이 아니지’ 하면 그게 올바름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걸 바로세우는 것이 정의다. 여기에는 공정함, 투명함, 공감이 들어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롤스는 무지의 장막을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횡성의 파리바게뜨 문제를 보자. 이럴 때 나 자신이 파리바게뜨하고도 횡성축협하고도 상관없고 횡성시민도 아니라 하고 이 상황을 바라보자. 어느 쪽이 ‘갑’이고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자신의 조건․상황을 벗어나 생각할 수 있다면 공동의 삶을 지배할 공정하고 정의로운 원칙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여러분이 지역사회와 현안을 고민할 때 사적이익이 전혀 없고 어느 쪽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의 과제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는데 제 이야기를 좀 하겠다. 시민운동을 하다보면 시민이 없다. 시민없는 시민운동, 명망가중심의 시민운동이어서는 안된다.  회비를 안내면 재정이 취약해지고 문제가 생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활동가의 생존을 위해 시민단체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비민주적인 의사결정도 문제가 된다. 또 시민단체가 정치세력화되면 타도의 대상이 된다. 절대로 정치세력화되어서는 안된다. 어쩔 수 없는 문제인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 출세하려고 시민운동한다는 말이 나온다. 활동가의 현실정치참여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할 일을 스스로 고민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오늘 출범을 크게 축하드리는 것을 묵직하게 받아들이시고 변함없는 각오로 지역발전과 횡성군민들이, 횡성시민들이 횡성에 살면서 자랑스럽고 그런 정도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써주시고, 어느 누구의 전횡과 독단으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이 앞장서주시길 바란다. 이런 일은 결코 관이 해낼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며 여러분의 앞으로의 힘든 여정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성원합니다.<제공/ 홍석분 횡성정실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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