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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칼럼]에너지정책의 전환
태준호 기자 | 승인 2017.10.18|(138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현재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어 산림 훼손이나 대형화로 인한 난개발로 인한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지역이 중심이 되는 지역 맞춤형 사업과 정책을 내놔야 한다.

 

지난 8월말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전환 TF’를 꾸리면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예고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국내 전체 발전량의 30%를 차지하는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18%로 낮추고 대신 신재생에너지와 LNG의 발전 비중을 각각 20%와 37%로 늘린다는데 맞춰 에너지 담당 부서에서 공식적으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의제화한 것이다. 그런데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는 높지만 재생에너지의 공급을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가에만 집중되어 있고, 제한된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은 극히 제한되어져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OECD 팩트북 2015∽2016’에 따르면 2014년 달러 기준 에너지 원단위는 0.17로 OECD 34개국 가운데 30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원단위란 1차 에너지 소비량을 GDP로 나눈 값으로, 0.17은 대한민국이 GDP 1천달러를 생산하는데 드는 에너지 수준을 말한다. 이 결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1.5배에서 2배 가량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고, 대표적인 에너지 과소비 국가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1.5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에너지 과소비 구조는 산업 구조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그간 한국전력공사라는 거대한 공기업이 에너지 산업을 독점하며 성장 논리에만 치우친 측면과 기업들에게 값 싼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정부의 산업육성 측면이 맞물려 일어난 결과이다. 한전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철이 되면 전력 예비율이 몇 %니, 블랙아웃의 위험이 있다느니 하면서 향후 에너지 소비 증가에 대비하기 위하여 원전 확충 및 송전탑 건설을 해야 한다며 그들의 독점적 지위를 향상시키며 공급 확대에만 매달려 왔다. 이 속에서 기업들은 원가보다 싼 전기요금으로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는 구조가 계속되었다. 현 정부가 뒤늦게 산업용 전기 요금을 조정하겠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산업경쟁력이 저하된다는 기업들의 논리에 막혀 진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에너지 정책의 전환은 이러한 산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한 논의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려 하고 있는 탈원전과 탈석탄,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에너지 신산업 구축의 기본 방향에 대해 이의를 달 이유는 없다. 오히려 속도감 있게 이를 추진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이 없다면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원전 제로를 선언한 독일의 에너지 전환 목표를 보면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50% 줄이는 것이다. 어떻게 소비를 줄여 나갈 것인가가 보다 더 주요한 의제인 것이다.

또 하나 고민해야 할 지점은 재생에너지는 무조건 선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을 통해 얻어진 경제적 이익은 에너지가 가지는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몫이었다. 원전 마피아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원전을 통한 이익이 일부 소수에게 집중되었으며, 전기를 많이 쓴 10대 기업이 원가보다 싸게 전기요금 혜택을 받은 것이 3조원이 넘는다. 그에 반해 가정용 전기는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누진제에 의해 전기 요금 폭탄을 맞고 있다.. 현재의 재생에너지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협동조합 형태의 태양광 사업 등 다양한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태양광 단지 등은 대규모 발전 기업들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 한전도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을 하려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곳 횡성에서 건설 예정 중에 있는 태양광 단지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들의 본질상 그들은 이윤 창출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산림 훼손이나 대형화로 인한 난개발로 인한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중심에 있는 현재의 개발 방향을 지양하고 지역이 중심이 되는 지역 맞춤형 사업을 개발하고 시민의 참여를 촉진해 에너지 사업의 전환이 시민사회를 발전시키는 방향과 함께 나가야 한다. 현 정부가 지역 분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에너지 영역에서도 지자체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 지역이 중심이 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정부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내년 중에 수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 정부는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며, 에너지기본계획은 단기간의 계획이 아닌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구조 전체를 변화시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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