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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의 아이들] (8) 자원봉사하는 신지호 학생(우천중 1)“장애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요”
이창조 기자 | 승인 2013.01.28|(0호)

 

▲ 신지호 양

 횡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에선 해마다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마다 장애아동들을 위한 계절학교를 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천중학교 1학년 신지호(15) 양은 이 계절학교의 단골 자원봉사자로, 지난 1월 14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프로그램에도 어김없이 함께 했다. 

 지호가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의 권유에 의해서란다. 6학년 겨울방학 때를 빼곤 빠짐이 없었으니,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참여다. 또래 친구들과의 놀이를 더 좋아할 만한 나이인데도, 꾸준히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동기는 뭘까. 

 “애들이랑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애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같이 노는 게 좋고 그 아이들이 웃을 때 좋아요.” 지호는 자원봉사라는 일이 “무조건 도와주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너무 동정심을 가지면 안 돼요. 옆에서 지켜보다가 너무 힘들어 보이는 게 있으면 그때 도와주면 돼요.” 남을 돕는다는 의미보다도 그저 함께 있는 게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이야기다.
 
 지호에겐 자원봉사에 관한 단호한 의견이 있다. “시간만 때우러 갈 거면 안 오는 게 낫다”는 것이다. 지호 스스로 행복해하는 일이니만큼 친구들한테도 봉사활동을 권유해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몇몇 친구들은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었던 모양이다. 홍천의 한 놀이공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이야기했더니, 친구들이 그 놀이공원에 대한 관심만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지호는 “그럼 오지 마!”라고 했단다.

“왜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보세요.”

 지호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 대한 이해가 깊다. 장애를 가진 동생의 언니로서 누구보다도 장애아들을 향한 시선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이상한 눈으로 째려보는데 그렇게 무시당하는 게 신경 쓰이고 안타까워요. 몇 퍼센트 부족하다뿐이지 얘도 사람이고 이상할 것 없어요.” 

 지호가 보기에 어른들은 그나마 낫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학급 장애아를 괴롭히고 욕하고 째려보는 초중고생들을 떠올리면 한숨이 절로 난다. “장애아도 사람인데, 사람 취급을 안 해요. 제발 겉모습만 보고 평가하지 말아줘요. 누구든 장애인이 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커서 애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장애인일 수도 있잖아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되는데...” 목소리 톤은 점점 묵직해진다. “초딩(초등생)이야 너무 어리다 쳐도 중고생 정도면 장애인 관련 교육도 받는데, 그걸 실천에 옮겨야죠. 열다섯이면 알 거 다 알 나이 아니에요.”

 지호는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아니, 할 거란다. 평상시엔 학교 때문에 올 수가 없고, 주말에는 복지관에 나오는 친구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결국 방학 때마다 열리는 계절학교에서나 장애인 친구들을 만날 수가 있다. 그것이 지호에겐 참으로 아쉬운 점이다. “1년에 두 번, 2주밖에 같이 못하는 게 아쉬워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지호는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게 최고 꿈이지만, 동생과 함께 해 오면서 사회복지사의 꿈도 품게 됐다고 한다. 지호는 복지관에서 보내는 닷새의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주저없이 말한다. 밖에서 무시당하던 아이들이 자기와 함께 있는 동안 웃어주니까 본인도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지호가 복지관 바깥의 세상에서도 행복하게 웃는 날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 동생 순호와 함께 즐겁게 케익을 만드는 모습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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