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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능과 언론개혁
태준호 | 승인 2017.11.17|(140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언론의 본질적 기능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잘못했더라도 그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고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자세가 되어 있는 권력이라면 언론을 통제하려고 할 이유가 없다.

 

군 사이버 사령부의 정치개입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다는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의 진술로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에 대한 수사는 전전 정권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군의 정치 개입은 전 정권이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얼마나 광범위하게 언론을 통제 하에 두려 했는지 잘 보여준다.

선거제도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된 이래 권력을 쥔 자들은 때로는 폭력적 진압으로 때로는 파트너로 삼으며 어떻게 해서든지 언론을 통제 하에 두려고 노력했다. 언론릐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권력유지나 자신들이 벌이는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부패한 정권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 반드시 단짝으로 등장하는 것이 부패한 언론이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언론을 충실한 파트너로 만들려고 했다. 낙하산 인사를 통한 공영방송 장악과 노조의 무력화, 위헌 판결로 저지되었지만 인터넷 미디어에 대한 허용기준을 유급기자 3명 이상으로 제한하여 언론의 다양성을 막으려 했던 일, 국정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를 활용해 직접적으로 여론 조작에 뛰어드는 등의 방법, 종편을 허용하여 언론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주고 그들을 파트너 삼은 일, 입맛에 맞는 언론에만 광고를 주는 방법 등을 통해 언론의 비판기능을 상실시켰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언론자유지수가 180개 나라 중 63위에 불과할 정도로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언론의 자유라는 것은 언론이 국가 권력 등 외부로부터 강요당하지 않고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 21조에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며 언론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다. 언론 출판에 사전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는 까닭은 언론의 본질적 기능이 사회를 투명하게 유지시키는 것에 있어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 숙명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그 속성상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주기를 원한다. 촛불과 탄핵국면에서 낙하산 사장이 장악하고 있었던 MBC의 편파보도를 보면 명확히 알 수 있다. 수백만 촛불이 광장을 가득 메운 순간에도 JTBC의 태블릿 입수 경위를 문제 삼고, 촛불 반대 집회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편파보도를 일삼았다. 언론에서의 적폐청산은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의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종편으로 출발해 신뢰도 1위의 뉴스로 자리매김한 JTBC의 손석희 사장은 뉴스의 기본철학이 ‘합리적 시민 사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MBC와 KBS 노조가 70여일째 파업을 이어가는 것은 바로 종속성을 탈피해 공영방송을 시민의 품에 돌려주고, 언론의 의무인 비판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언론 개혁을 위해서는 수많은 과제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권력이 언론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경우 현재와 같이 이사회를 여당과 야당이 나눠 갖는 구조에서는 낙하산 사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고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없는 구조다. 현 정부가 언론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공영방송을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투명해진다는 것이고 이 사회도 점차 공정한 사회로 나간다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잘못했더라도 그 잘못을 겸허히 인정하고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자세가 되어 있다면 결코 언론을 그 휘하에 놓으려 할 이유가 없다. 물론 언론인 스스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언론이 본원적 기능을 회복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정부의 정책이 중요한 이유이다.

태준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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