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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우의 희망낙(樂)서]입춘
희망신문 | 승인 2013.02.15|(0호)

 

▲ 입춘/ 캔버스에 아크릴 6F


밤새 내린 눈을 누군가 치우고 갔다. 잠결에 트랙터 소리를 들은 것 같다. 이장 아니면 새마을 지도자이리라. 자동차를 덮은 눈이 홑청 벗긴 목화솜 이불 같다. 눈이 따스하다.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중학교 친구와 배달커피를 마시는 동안 봄이 왔다. 친구는 혼자 사는 내가 부럽다고, 마누라가 감옥 같다고 했다. 나는 감옥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일 밖에 몰랐던 한 선배가 다방 여자에게 홀려 딸라돈까지 썼다는 소문이 눈처럼 녹아 길 위로 흐르는 한 낮, 소읍의 햇살이 분주하다. 희망이용소 유리문에 ‘立春大吉’춘방이 붙었다.

정현우/ 시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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