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태준호칼럼
정부예산과 국회
태준호 기자 | 승인 2017.12.12|(142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이번 국회의 예산안 통과는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제동과 지역구 도로 등 생색내기 좋은 SOC,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불리는 힘 있는 의원들의 제 몫 챙기기였다.

국가의 한 해 예산은 그 예산을 짜는 정부의 성격과 우선 사업을 규정한다. 정부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예산의 정당성을 설파하지만, 결국 한정된 예산을 어느 부문에 우선적으로 배분할까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가진 철학은 극명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지지층과 이해관계를 가진 정당 간 힘겨루기는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 2018년 예산안도 국회에서 법정처리기한을 넘겨가며 힘겹게 통과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내세우며 2018년 복지예산을 가장 크게 증액 편성하였다. 스웨덴의 학자 테르본의 정의에 의하면 복지국가란 정부의 복지예산 비중이 50%를 넘는 나라를 말하는데, 이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최소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지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회는 한계 많은 정부안조차 1조5천억원의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토건자본들의 주요 먹거리가 되고 지역구에 자신들의 업적으로 치장할 수 있는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조3천억원 증액하며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더해 일자리 지원과 누리과정에 대한 2019년 이후의 재정지원규모를 2018년도 예산규모로 한정하는 상한선을 설정하여 향후 복지예산의 증액을 가로막는 장치를 설정하였다. 즉 이번 국회에서 예산안 통과의 가장 큰 핵심은 정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제동과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불리는 힘 있는 의원들의 제 몫 챙기기로 단정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현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출범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한 예산의 반영이 일자리 예산과 아동수당의 신설, 노인 기초연금의 증액,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 등이었다. 그러나 국회에서 복지는 포퓰리즘이라며 이러한 예산을 상당부분 삭감하였다.

아동수당의 경우 재정 부담과 선심성 공약이라는 이유로 소득 상위 10%를 배제하여 지급대상을 축소하고 시행시기도 연기하였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약 50%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데 이를 해결할 최소한의 장치인 기초연금 증액도 9월 이후로 연기되었다. 노인문제 해결보다는 선거가 우선이라는 논리이다. 정부예산안에서도 늘어나는 노인인구 증가를 반영해 노인 돌봄 서비스 예산 등을 증액해야 했지만 제자리걸음으로 노인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예산도 2천2백억원이 삭감되었다. 지난 8월 정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예산이 삭감됨으로써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이렇듯 문제투성이의 예산을 통과시켜 놓고, 내 지역구에 얼마의 예산을 따 내왔다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꼭 필요한 SOC 예산도 있다. 그러나 20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생각해 본다면, SOC 예산은 심사숙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현안 해결이라는 미명하에 예산을 챙긴 것이다.

이는 국회를 통제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렇기에 예산안 심의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지만 지자체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만들어 시민들이 예산 심의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놓고 정작 이 법을 만든 국회는 밀실에서 야합에 의해 예산안을 조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생과 직결된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지역구 도로 등 SOC 예산만 챙긴 국회, 지방선거를 이유로 법에 정한 기초연금액 인상 시기까지 정략적으로 변경하는 국회는 그 존재이유가 없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준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