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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뜨락 멤버들, 아랫줄 왼쪽부터 김연옥, 강성춘, 김남일, 이병구, 권은주씨, 윗줄 왼쪽부터 조규대, 김종필, 김현오 씨. |
생업이 따로 있는 아마추어 밴드에게서 TV에서 보는 록밴드들의 강렬한 포스나 사운드, 하모니를 기대한다면, 그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게다. 어설픈 포즈와 연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미소와 환호를 이끌어내는 마력, 그게 아마추어 밴드들이 가진 맛이다. 게다가 그 멤버들이 인생의 반환점을 돈 40~50대 이상의 중년들이라면, 보는 이들에겐 또 다른 감동과 설렘을 전달한다.
결성된 지 겨우 일곱 달밖에 안 된 청일면의 밴드부 <청뜨락>이 그렇다. 청뜨락은 지난 2월 26일 횡성문화회관에서 진행된 행사의 오프닝 무대를 맡았다. 대규모 공간에서의 첫 무대였던 이들은 약 10여분 간의 공연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드러냈다. 밴드의 일반적 레퍼토리인 록음악 대신 세칭 ‘또롯또’가 메뉴였고, 중간중간의 ‘불협화음’이나 ‘삑사리’는 양념이었다. 관객들은 그 맛에 열광하고 함께 호흡했다.
청일면에 밴드 동호회가 생긴 것은 지난해 7월, ‘청일면의 넓은 마당’이라는 뜻으로 청뜨락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청뜨락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필 씨는 이제 스틱을 잡은 지 1년 정도 되는 드럼 연주자다. 김종필 씨는 갑천에 먼저 생긴 음악동호회에 다니다가, 청일면에 밴드부 강좌 개설을 건의하게 됐고, 그 결과 횡성군이 지원하는 주민자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타반과 드럼반이 개설됐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앰프와 스피커, 드럼 등 각종 장비들을 군에서 지원해주기도 했다. 현재 30여 명 가량 되는 수강생들이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저녁이면 청일면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서너 시간씩 함께 연습을 한다고 한다.
회장 김종필 씨의 생업은 소·돼지를 키우며 정육점을 운영하는 것. 나머지 멤버들도 각각 청일면에서 생업을 꾸리고 있다. 26일 공연에서 키보드를 맡은 김현오씨는 중국집 주인, 베이스를 친 조규대 씨는 장뇌삼, 통키타의 강성춘 씨는 버섯, 기타와 보컬의 김연옥 씨는 인삼, 그리고 부부 기타리스트인 이병구, 권은주 씨는 오이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이다. 농협 직원인 김남일 씨도 기타 연주자로서 이날 무대에 함께 했다. 대부분 악기를 처음 잡아보는 사람들인데도 실력이 쑥쑥 자랄 수 있었던 데엔, 전문밴드 출신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또 한명의 전문 밴드 출신의 드러머가 청뜨락의 멤버로 활동할 것이라고 한다.
청일의 밴드부는 횡성 내에서 막내 격에 해당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활동해 온 안흥의 밴드부와 갑천의 밴드부가 있고, 거기에 판소리 동호회까지 포함하면, 인구 5만도 안 되는 횡성에서 음악활동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횡성 주민들이 동호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각 면 지역에서 강좌를 개설하고 강사를 초빙하고 동호회 활동 장소까지 제공하는 군 차원의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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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6일 횡성문화회관에서 공연중인 청뜨락 멤버들. 이렇게 대규모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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