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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후] 갈 길 먼 농협 개혁농협RPC “벼 장사” 논란 두 달 째
이상규 기자 | 승인 2012.02.22|(0호)
 지난해 11월 횡성 농가가 발칵 뒤집혔다. 횡성농협 등 횡성 지역 6개 농협이 공동출자해 만든 어사품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농협RPC’)이 민간RPC와 담합해 벼를 싸게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농협RPC는 2010년 가을 지역 농민들로부터 벼 40kg 포대당 평균 4만2000원에 7400여톤을 수매해 2000여톤을 민간RPC(미곡처리장)에 5천원의 웃돈을 얹혀 팔아넘겼다. 농협RPC는 조곡에서만 2억5000만원가량 남기는 등 지난해 11억9000만원가량 이익을 남겼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횡성 지역 11개 농업인 단체로 구성된 횡성군 쌀값 농업인대책위원회는 시내 곳곳에 규탄 현수막을 걸고 거세게 반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농협RPC는 사업 이익금을 각 농협별 지분에 따라 분배하면 배당금(벼수매 장려금) 형태로 농가에 환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횡성농협 등 2개 농협은 벼 포대당 3000원씩 벼수매 장려금으로 지급했고, 안흥농협 등 나머지 농협은 이달 말 결산총회를 거친 후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횡성군의 중재로 올해부터 지역농협 추곡수매가 결정위원회에 생산자단체 대표가 참여키로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농협의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구현석 횡성농민회 회장은 “농협RPC는 6개 농협 조합장이 이사와 감사로 참여하기 때문에 농민들이 직접 감시·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생산원가 공개 등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또 “이익금은  포대당 5000원씩 농가에 환급해야 하지만 6개 농협 이용고 배당과 적자분을 충당한 뒤 환급하다보니 3000원가량만 환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의 일부만 농가에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농협이 벼를 싸게 매입해서 쉽게 번 돈으로 장려금을 주는 게 아니라, 적정가로 수매해서 비싸게 팔려고 노력하고, 이익금 전액을 농가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농협의 신경분리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농협노조 강원본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농협이 신용사업(은행)에서 수익을 내 적자가 나는 경제사업을 보충했지만, 농협RPC처럼 독립된 자회사는 그 자체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농가의 이익보다는 농협 자체의 수익을 우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협RPC 김만기 대표이사는 “횡성 쌀의 90% 이상이 강릉, 동해, 삼척 등 강원 전역과 서울 군부대 등으로 판매하다보니 물류비가 많이 들고, 읍면별 수매장과 7개의 벼 건조저장시설(DSC)이 있어 운영비가 포대당 600~700원은 더 들어가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쌀값 정책도 문제로 제기됐다. 김 대표는 “2010년 10월 수매가 결정 당시 정부에서 풍년이라고 발표해서 수매가를 낮게 잡았지만, 예측보다 수확량이 적어 쌀값이 많이 올랐다”며 “작년에는 정부에서 쌀값을 잡겠다며 쌀 65만톤을 방출하는 등 정부의 쌀값 인하 정책으로 쌀값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작년 1월에는 농협RPC 적자로 직원 월급도 주지 못해 27억원을 대출하기도 했다”며 “농민에게 피해를 안 주려면 이익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올해 10월에는 농민단체 대표가 함께 참여해 수매가를 결정하는 만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규 기자  eco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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