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농가 “ 특정단체에 유리하게 진행됐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소장 박경식)의 보조사업자 선정이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갑천면에서 굼벵이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횡성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이하 기술센터)가 진행한 ‘2018식용곤충 소득화모델구축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 선정과정에서 기술센터와 평가위원으로부터 협박성 전화와 인격무시, 인신공격 등을 당했다는 이유다. A씨는 이같은 인신공격의 배경에는 기술센터가 A씨를 배제하고 특정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보조사업자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인격을 무시당했다는 최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지만 횡성희망신문의 취재를 통해 시범사업 보조사업자 선정과 이후 A씨의 이의제기에 대해 기술센터의 신뢰성 확보노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이하 기술센터)의 식용곤충 소득화모델구축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은 식용곤충의 대량 생산 및 가공 유통의 시범모델을 구축하고 식용곤충의 실용화로 농가 신소득 창출 및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현재 식품원료로 등록된 식용곤충(갈색거저리 등 4종)을 사육 중인 생산자단체를 대상으로 사육시설 신축과 리모델링,식용곤충 원료 가공 시설 및 기기, 제품 생산 장비 구입, 제품 포장디자인, 소비자 초청 체험 및 홍보 행사비 등에 필요한 보조금을 지원한다. 2018년 1년간 1개소에 2억원(국비 1억, 군비1억)을 지원하며 10년이 지난 뒤에는 건물과 부속설비의 소유권을 갖게 되는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자부담은 전혀 없다.
공식 절차없이 담당자 판단으로 평가위원 선정
투명성, 공정성 논란에 이중심사로 예산낭비도
기술센터는 올해 1월 사업을 공고하고 1월 31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A씨를 포함해 2곳이 신청했고 2월 7일 외부위촉위원에 의한 현장심사와 사업계획발표 심사를 했다. 이 심사에서 A씨는 상대 신청자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고 이 심사결과는 횡성군농업산학협동심의회(이하 산학심의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됐다. 기술센터는 “이해관계가 없고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를 위촉해 심사를 진행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외부위원을 위촉하기 위한 타 시군 공고 등 공고 절차는 없었다. 기술센터 담당자는 “(타기관 공고는 하지 않았지만) 알아보고 의뢰했다”면서도 어떤 기관, 누구에게 어떻게 알아봤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공모사업을 알리는 공고나 추진계획에는 서류심사와 현장심사를 외부위촉위원에게 맡긴다는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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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굼벵이 |
‘농림축산식품분야 재정사업관리 기본규정’에 따르면 “사업시행기관의 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대상자 선정을 위하여 선정위원회를 구성·운영하여야 ”하고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1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외부전문가는 위원의 3분의 2이상”을 규정하고 있다. (제40조)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기술센터는 담당자가 임의로 2명의 외부위원을 공식 절차도 없이 위촉했다는 이야기다. 평가위원의 위촉과정이 투명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편 “사업시행기관이 자체심의기구를 운영하거나 품목별 또는 기능별 분과위원회를 운영할 경우” 그 기준에 따를 수도 있다. 기술센터도 산학심의회의 최종심사를 진행했다. 기술센터는 20여명의 위원회로 구성된 산학심의회를 열었지만 “기술센터가 미리 평가과정을 끝낸 18개 보조사업의 가부만을 결정했다"고 했다. 말이 최종심사이지 사실상 산학심의회 심의 이전의 평가단계에서 보조금 선정이 결정된 것이다.
반면 같은 사업을 진행한 B 지자체는 외부위원 위촉없이 산학심의회가 사업계획과 발표를 평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굳이 심사비를 이중으로 사용할 필요가 없고 위원회를 구성하는 행정낭비도 없기 때문이다. 횡성군기술센터는 식용곤충 시범사업 평가를 위해 위촉한 2명의 외부위원에게 각각 30여 만원의 심사비를, 평가결과를 최종 결정한 산학심의회 12명의 위원에게 총 120만원의 심사비를 지출했다.
공고문에 선정기준, 절차 명확히 밝히지 않고
참여인원 많은 곳에 유리한 평가기준 적용해
농업기술센터 “선정기준, 절차 문제없다”주장
공고문에 평가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도 공정성 논란이 되고 있다. 기술센터는 공고문에서 “학습단체 가입여부, 보조사업 수혜여부, 지방세 체납여부,참여 의지, 파급효과 등을 종합 평가”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배점기준과 절차를 밝히지 않은 깜깜이 공모를 진행했다.
기술센터가 횡성희망신문 기자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사업계획발표에서 A씨가 상대 신청자보다 5점 더 높았다고 한다. 식용곤충의 상품화 연계성과 소득연계성과를 가져올 가능성 등 시범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 사업대표자와 참여자의 식용곤충 사육, 가공, 유통, 체험 연계성, 판매처 확보 및 홍보계획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시범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A씨가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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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군농업기술센터 공고문에는 식용곤충 자체브랜드나 유통망을 가진 생산자 단체를 우선 선정한다고 되어있지만 이같은 선정기준은 사실상 적용되지 않았다. |
기술센터의 심사배점표에 따르면 사업계획발표는 35점. 반면 사업추진 기반여건과 추진 타당성, 능력이 65점을 차지한다. 부지확보나 사업장 위치, 식용곤충 주원료 확보 용이성 등 사업추진 기반여건은 점수차가 크지 않을 항목이다. 반면 사업추진타당성과 능력은 기술센터 관할의 지도자, 생활개선, 4-H 등 농업인학습단체 활동참여 , 곤충사육신고증과 무관한 전체 사업 참여자 숫자를 합산하는 배점방식이어서 참여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곤충사육경력도 사육신고를 한 각 참여자의 생산경력을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사육경력이 적어도 참여자의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농식품부의 곤충사육농가 지원사업이 사육경력에 따라 배점을 달리 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기준이다. 기술센터는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과 사업수혜자 증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참여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외형 부풀리기의 위험이 있다. 공교롭게도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상대신청자는 기술센터 관할의 단체로 사업신청 마감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9여명의 회원이 추가됐다.
반면 기술센터는 현재 사육규모는 따지지 않았다. 기술센터는 “보조사업에 선정된 곳도 소속된 4농가의 사육규모를 합하면 연간 곤충 생체 중량이 1000kg이상이 된다”며 “두 곳 모두 현재 생산규모가 같아 평가항목에 포함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신청서를 제출할 때 기술센터로부터 통장입금 내역 등 연간 사육규모(생체중량)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A씨에게 요구하지 않은 자료를 상대 신청자에게 요구했을 리 없는 만큼 현재 사육규모와 판매 현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사업대상자를 평가, 선정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A씨, 심사결과 정보공개요구
기술센터, 비공개 대상아닌데도 공개거부
A씨는 선정에서 탈락한 직후 서류심사와 발표 점수의 공개를 요구했다. 기술센터는 A씨의 서류심사 총점과 사업계획발표 점수를 공개했지만 선정된 곳의 심사점수는 공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5호를 내세웠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정책에 대한 국민의 참여, 정책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으로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비공개를 허용한다. A씨가 공개를 요구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9조5항의 비공개 사유인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도 아니고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도 아니다. 이미 지원대상이 결정돼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상황도 아니다. 게다가 보조금지원사업에 응모한 당사자인 A씨는 자신이 서류심사에서 받은 평가항목별 점수조차 제공받지 못했다. 다른 국고 보조사업에서 신청농가가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각 항목의 평가점수를 알려주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지원사업 공고의 부실한 내용과 평가위원 선정과 평가절차의 문제, 평가기준의 공정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센터가 정보공개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비공개를 고집하면서 2억원이 지원되는 식용곤충소득화모델 구축시범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 행정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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