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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이역> / 캔버스에 아크릴 8F |
김유정역5
경성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난 따라지들의 소식이 끊긴지도 오래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징용에 끌려가고 누군가는 독립군이 되었다는 풍문이 봄바람에 실려 마을을 떠돌고 있습니다. 아직도 식민지의 어두운 골방에 갇혀 각혈을 하며 글을 쓰고 있다는 한 청년을 만나러 가는 길이지요. 기차는 한 세기동안 오지 않았습니다. 철길에 귀를 대면 아득한 곳에서 기적소리만 들려옵니다.
오늘도 올라가긴 글렀습니다. 꽃이 질 때까지 요절한 천재의 짝사랑 이야기나 들으며 점순네 민박집 평상에 앉아 낮술이나 마셔야겠습니다.
정현우/화가·시인
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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