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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시 호저면에 위치한 ‘원주생명농업’ 사무실에서 만난 원혁정 대표 |
‘원주생명농업’은 원주지역의 농업생산자들과 원주소비자생협의 소비자들이 함께 설립한 회사로 친환경농산물을 수도권지역의 생활협동조합으로 공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동시에 <두레축산>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현재 약 2000두의 한우를 사육해 공급하고 있다. 원주생명농업의 원혁정 대표를 만나 횡성의 한우사업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 기자 : 횡성한우사업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전반적인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 원혁정 대표 : 횡성한우가 1등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이 열심히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횡성한우의 방식을 따라하고 있는데, 그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과연 ‘횡성’이라는 지역브랜드만으로 버텨낼 수 있겠습니까.
= 차별화를 말씀하셨는데, 어떤 방식의 차별화가 가능할까요.
- 횡성한우는 거세우입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의 사육을 고민해야 합니다. 비 거세우도 시장에서 잘 팔립니다. 식당 중에도 비거세우를 찾는 곳들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안 하는 것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 거세우를 키워야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비거세우는 24개월만 키워도 시장에 내보낼 수 있습니다. 반면, 거세우는 30개월 이하로는 등급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3년 가까이 사육을 하게 되는데, 1년씩이나 더 키워야 한다면, 사료값은 물론 노동비도 훨씬 많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비 거세우로 전환하면 1년간의 비용을 절감할 뿐 아니라 자금회전도 수월해질 것입니다.
= 하지만 소비자들은 거세우를 더 선호하는 것 아닌가요.
- 소비자들은 부드러운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고정관념입니다. 높은 등급을 받으려면 마블링이 좋아야 하는데, 사실 마블링은 기름덩어리입니다. 투플러스 이상의 등급이 나오는 소를 보면 이미 장기들이 망가져 있어요. 그래야 피부로 기름이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소는 간도 먹으면 안 됩니다.
마블링에 집착하는 것이나 거세하는 것 자체가 소를 학대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소비자는 가장 좋지 않은 소를 가장 비싸게 사먹는 셈입니다.
= 횡성한우의 사양을 그렇게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요.
- 횡성 전체가 한꺼번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작목반부터 변화를 시도해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사료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횡성한우는 ‘고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소똥’ 처리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사료공장에서 나오는 옥수수 사료에서 벗어날 길이 분명히 있는데, 자가사료 생산에 소홀하고 편하게만 가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두레축산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료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작목반 단위에서부터 자가사료를 이용하는 지역순환형 축산을 시도해 볼만합니다. 아직 유기축산까지 가기는 어렵습니다. 우선은 지역순환형 축산이 필요합니다.
= 원주와 횡성은 인접한 지역입니다. 원주와 횡성의 생산자들 간에 서로 협조할만한 점은 없을까요.
- 그것은 축산물에 국한해서 볼 문제는 아닙니다. 원주는 이미 학교급식에 들어갈 식재료가 모자랍니다. 횡성에서 어떤 농산물이 남는지, 지역농축산물에 관한 정보부터 서로 공유한다면, 수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보공유는 지자체든 민간이든 어느 쪽부터라도 먼저 시작해야 될 입니다.
<두레축산>에는 현재 40여 축산농가가 참여하고 있는데, 원주와 홍천, 화천의 농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조직을 만들 때 횡성에서는 참여한 농가가 없었다고 한다. 1등 한우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횡성의 농가들로서는, 연대의 길보다 독자적 길을 가려는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단면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듯하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농업, 생계(소득)를 보장하는 농업, 그리고 이웃과 협동하는 농업 간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횡성의 한우사업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거듭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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