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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횡성희망신문부대표) |
드루킹 특검이 가야 할 길은 드루킹 개인의 단죄를 넘어 정치인들의 비정상적인 여론조작과 언론통제 행위를 단죄하여 더 이상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 속에 드루킹 관련 특검법이 우여곡절 속에 합의가 되었다. 준비기간에만 30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거기간 이슈가 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검이 야당의 의도대로 국정 동력을 훼손하는 스캔들로 번지기 위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등 불법적 수단이 동원되었는지, 그리고 민주당은 이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 이 부분에서 진전이 없다면 사건이 더 이상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 드루킹이 대선 때 댓글 홍보활동을 한 것과 대선 이후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여론 조작을 섞어, 마치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불법 여론 조작을 했다는 것으로 엮어 쟁점으로 만들어온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결국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책 없이 여야 간 정쟁으로 시작해 정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드루킹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이들의 행위로 인해 누가 이익을 얻었나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행위자이다. 드루킹은 불발되기는 했지만 오사카 총영사 후보를 청와대에 천거할 정도의 이익을 얻었고, 눈 감아줄만한 이익이라면 이들에게 제공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드루킹이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브로커들이 넘쳐나고, 이들에 의해 선거가 난장판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선거 이후에는 이들의 각종 요구로 인해 자치단체가 이권의 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매크로를 이용했건 다른 방법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려 하는 행위를 했건 간에 이들은 또 하나의 드루킹이다.
두 번째는 네이버 등의 포털이다. 이들은 뉴스를 제공하며 광고 수익을 얻는다. 물론 이들은 댓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 등의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읽는다는 비율이 77%로 전세계 평균인 3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상태에서 이들은 언론이 가져야 하는 공적인 영역의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익을 보는 집단은 바로 정당과 국가이다. 수많은 여론조사에 의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알려야 하는 이들은 댓글 공간을 다수의 의견으로 위장하여 훼손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시하고 대가를 지불한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통치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은 물론 국정원·기무사까지 동원한다..
이렇게 이익을 보는 자들이 한통속이 되어 여론을 끊임없이 조작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야당의 특검 요구는 정당하다. 그러나 댓글에 얼마나 많은 매크로를 이용했는지, 배후가 누구인지만을 가리는 특검이어서는 큰 의미가 없다. 이해관계에 의해 제2·제3의 드루킹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특검을 통해 밝혀지는 것 이외에, 정치인들은 자신을 자정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드루킹 개인의 죄만을 묻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드루킹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며, 정치인들이 줄 세우기와 떡고물을 통해 벌인 각종 비정상적인 여론 조작 행위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행위들을 단죄하여, 더 이상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인터넷 실명제 등 인터넷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미 위헌으로 판명 난 인터넷 실명제를 재도입하자는 법안들을 의원들이 발의하고 있는데 이는 해답이 될 수 없다. 익명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힘이다. 용기를 가지고 실명으로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고발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미투 운동이 이렇게 확대될 수 있었던 것도 익명으로 제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실명·비실명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이 문제이다. 이들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을 할 때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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