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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3.04.08|(0호)

이기원
한림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 강의중인 이기원 교수
 강원도는 “소득2배 행복2배 하나된 강원도”를 지향한다. 그런데 소득과 행복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1인당 연평균 소득이 2만불(약 2200만원)이 될 때까지는 소득이 늘수록 행복감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그 이상으로는 소득이 늘어나도 행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된다. 

 소득이 고른 세상일수록 좀 더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은, 소득불평등과 사회지표 간의 관계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우, 미국과 영국, 포르투갈 등 소득불평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건강과 사회문제가 더 심각한 반면, 복지국가로 알려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은 소득불평등이 낮은 만큼 사회문제의 심각성도 훨씬 덜한 것으로 조사된다. 우리나라는 이 두 집단들의 중간지대 쯤에 위치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가 부상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사회적 경제는 지구를 자원과 자산으로 보기보다 생명의 네트워크로 바라보고자 하며, 산업시대의 가치보다는 협업시대의 가치를 중시한다. 

 우리나라에서 ‘협동하는 마을’의 사례로는 충남 홍성의 문당마을을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사는 마을, 생각하는 농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있는 문당마을은 초기 ‘교육공동체’의 형성으로부터 출발한다. 1958년 풀무고등공민학교를 개교한 이래, 졸업생들이 지역에 남아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1960년 들어 교직원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소비조합 형태의 구매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것이 농민들의 생필품과 농자재를 공동 구매하는 풀무소비자협동조합으로 확대되었다. 

 이후 협동조합 방식으로 마을기반을 조직해 나가는데, 거기엔 풀무신용협동조합의 역할이 컸다. 신협은 자체 규정 때문에 협동조합에 출자를 할 수 없었지만, 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출자금이 필요했던 조합원들에게 대출을 함으로써 협동조합적 기반 조성에 기여를 한다. 

 문당마을은 ‘준비하는 마을’이기도 했다. 이미 2000년도에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이후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의 모델을 이미 구상해 두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각종 소득사업을 협동조합적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목장, 출판사, 헌책방, 공방, 축산, 체험관, 연구소, 과자생산기업 등이 하나하나 설립되었다.  교육공동체의 형성, 사업을 통한 소득창출에 이어 문당마을이 시작한 일은 ‘문화’ 사업으로, 마을주민들이 출자해 운영하는 까페, 도서관, 합창단 등이 만들어졌다. 홍성환경농업마을의 주형로 대표는 “농업농촌이 다시 서는 유력한 길은 ‘협동’뿐”이라고 말한다. 협동조합으로 사업을 해 성공한 사례로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스페인의 몬드라곤이다. 몬드라곤이 내세우는 것은 매출의 규모나 이윤율 같은 지표가 아니라, 고용 인원의 규모, 노동자 조합원의 비율과 같은 지표들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몬드라곤의 로고는 몬드라곤 정신의 밑바탕을 보여준다. 

 몬드라곤의 4대 주요사업은 첫째가 금융 및 보험, 둘째가 산업, 셋째가 소매와 유통이며, 끝으로 대학과 연구소 등의 지식사업이다. 몬드라곤은 노동인민금고라는 자체 금융을 통해 스스로 4대보험을 해결하고 있고, 최고연봉자의 연봉이 최저연봉자의 열배를 넘지 않는 ‘임금연대’를 실천하고 있다.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자동자 디자인 전문가와 같은 일자리가 최고연봉자 그룹에 속하는데, 그들은 다른 회사에서 일할 경우 몇 배나 더 되는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삼성그룹에서 최고 연봉자가 최저 연봉자의 300배 이상의 임금을 받는 구조와는 전혀 다르며, 비정규직의 고용 역시 15% 이하로 제한한다. 경제상황이 어려워 위기에 봉착할 때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일자리를 지켜나가기도 했다. 

 몬드라곤 그룹은 순이익을 분배할 때도, 조합원 배당금과 법정 적립금 외에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적립한다. 거기엔 사회연대와 교육기금(9%), 산업분야별 적립기금(16%) 등이 포함된다. 전 세계적 추세라 할 만한 산업분야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몬드라곤 그룹내 소매와 금융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협동조합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성남시에서는 학교내 매점을 소비조합으로 바꾸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축분을 이용해 바이오가스공장을 설립하고 전기와 액비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는 신용이 없어서 대출이 불가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담보 대출을 하고 있다. 2011년 현재 800만명의 대출자 중 87%가 여성이며, 98%의 상환율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협동조합의 제1의 원칙은 개방이며, 개방을 통해 참여를 유도한다. 개방은 공유를 가능케 하고, 그래야 창조성을 낳을 수 있다. 궁하면 통하는 것이 아니라,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는 것이다. <정리 : 이창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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