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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의 아이들] (12)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 제공은 기본친환경무상급식 시행 한달, 지역농축산물 생산과 가공 활성화, 소비 확대를 향해 나아간다
이창조 기자 | 승인 2013.04.08|(0호)

 

▲ 서원초등학교의 점심시간. 아이들이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횡성에서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숫자는 약 5000명. 이 아이들의 먹을거리에 변화가 생겼다. 변화의 중심에는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횡성군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급식센터, 센터장 김승기)가 있다. 

 횡성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친환경무상급식’이 실시되어 왔지만, 급식센터의 가동과 더불어 체계적인 급식운영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지방자치단체가 직영하는’ 기관이면서, ‘농산물과 공산품을 함께 취급’하며, ‘초중고생 모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하는’ 급식센터는 횡성이 유일하다.

 

보다 좋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 


 급식센터의 설립의 기본 목적은 아이들을 위해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급식센터는 급식에 제공되는 식자재로서 횡성 관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최우선에 두고 있으며, 그것이 부족할 경우 ‘관내 일반 농산물 → 도내 친환경농산물 → 도내 일반농산물’의 순서로 식자재를 공급하기로 되어 있다. 아이들로선 좀 더 안전하게 생산된, 양질의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 셈이다.   

 식재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급식센터가 하는 역할은 또 있다. 물품의 입출고 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좀 더 신선한 재료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이다. 급식센터는 쌀이나 공산품 등 저장 기간이 긴 물품도 ‘전일 입고→당일 배송’의 체계로 운영을 한다. 채소나 육류, 두부 등은 오전 7시에 납품을 받고 나면, 오전 9시까지는 각 학교로 배송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물품을 공급받는 학교 현장의 불만(클레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신선식품의 경우 신선도가 떨어진 상품이 공급되는 경우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파나 오이와 같은 채소의 속이 상했다며 학교측이 연락하면 즉시 물품을 교체해 준다. 급식센터 운영 초기이다 보니, 물품의 규격과 수량이 안 맞아 교환 혹은 반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물품의 입출고와 검수, 클레임 관리를 통해 급식센터는 ‘무재고’ 운영을 추구하고 있다. 평일이던 지난 2일 오후 급식센터의 창고에는 몇 포의 쌀만 보일 뿐이었다. 

 

 

 

 

▲ 아침 일찍부터 식자재 배송을 준비하는 급식센터 직원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식자재의 품질에 대해 이견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서원초등학교의 김주환 영양교사는 “이전보다 물품이 안 좋아진 것이 있다”고 말한다. 공산품이나 육류 등은 같은 품질의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해서 좋아졌지만, 농산물의 경우엔 “싱싱하지 않고 실하지 않은 것들”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급식센터가 입찰을 통해 물품을 제공받다 보니, 단가 경쟁 때문에 질이 낮은 농산물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농산물의 경우엔 유통업체에 따라 품질에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읍내-외곽지역 학교 간 균형 맞추기
 

 급식센터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학교 간 급식 균형’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로 언급되고 있다. 과거 식자재유통업체와 학교 간의 직접 계약에 의해 급식을 실시하던 시기에는, 외곽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들이 물품의 질이나 가격 면에서 상대적으로 차별 혹은 불이익을 당할 수 있었다. 예컨대, 강림면과 같이 읍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학생 수마저 적은 학교들은 급식시장에서 ‘애물단지’일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질 좋은 급식을 실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급식센터로부터 직접 식자재를 공급받게 되면서 외곽지역의 소규모 학교들도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좋은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A학교와 B학교가 같은 날 소고기국을 메뉴로 삼았다면, 두 학교는 모두 같은 날, 같은 생산자가 공급한 ‘양지’를 원료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같은 가격으로.  

 급식센터가 식자재를 일괄 공급하더라도, 각 학교의 식단을 구성하는 것은 여전히 학교의 재량이자 영양사들의 권리다. 현재 급식센터는 ‘도농’이라는 이름의 급식프로그램을 운영중인데, 각 학교 영양사들이 한달 전에 식자재를 발주한 뒤, 각 공급처별 가격을 비교하고 나서 사용할 식자재를 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승기 센터장도 “식단을 단일화해서 학교별 다양성을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달 전 발주’ 체계로 인해 영양교사들이 겪는 혼란은 있다. 김주환 교사는 “이전에는 일주일 전에 시장조사를 하고 새로운 식단을 시도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창의적인 식단을 짜기보다는 그저 무난하게 식단을 짜게 되는 경향이 생겼다”고 밝혔다.
   
지역농산물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계기로
 

 횡성군이 친환경학교급식체계를 짜면서 고려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지역농산물’에 대한 애정을 높이면서 판로를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김승기 급식센터장은 “(학교급식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농산물에 고마움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물론, 아이들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자동적으로 지역농산물에 대한 애정을 갖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식재료의 질’보다는 ‘메뉴’와 ‘맛’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식센터와 교육기관들에게 주어진 과제에는 ‘질 좋은 지역농산물로 만든 음식의 제공’만이 아니라, 그러한 일들이 왜 의미 있는 작업인지를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도 포함된다. 

 김승기 센터장은 또 “횡성군 급식센터로 공급된다는 사실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5000명에 불과한 급식시장은 횡성군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과 가공품의 판로로는 지극히 적은 규모다. 따라서 급식센터에 납품한다는 사실이 당장의 수익보다도, 더 큰 판로로 나아가기 위한 홍보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 아직 모든 식자재가 관내 생산물로 구성되지는 못하고 있다. 유통업체를 통해 공급된 진주산 애호박이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

 이를 위해 한편에서는 급식센터 공급물품에 대해서는 횡성군 자체의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 제안되기도 한다. 예컨대, 교육당국 입장에서는 식품의 위생과 안전성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소규모 지역가공품의 취급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급식센터에 납품하는 업체의 물품을 횡성군이 인증하고 교육청에 통보를 하면 각급 학교에서 그 물품을 받아주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사고가 발생할 경우는 지자체장이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급식센터, 유통업체 통한 간접계약방식 선호
 

출범 후 갓 한달여 정도의 시간을 보낸 친환경학교급식지원센터의 당면 목표는 ‘운영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즉, 학교급식에 ‘펑크’나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아직은 기존의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식자재 수급이 이뤄지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친환경농산물은 횡성친환경농업인연합회 소속의 산새로영농조합법인이 채소와 과일류를, 삼배영농조합법인이 쌀을 맡아 공급하고 있고, 일반농산물은 농특산물직거래센터를 통해 공급을 받는다. 이곳들에서 공급받지 못하는 농수산물과 2천여 품목이 되는 공산품은 횡성킹마트와 횡성유통, 횡성농협을 통해 공급되는데, 세 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급식센터의 기본방향은 ‘모든 식자재를 횡성 것으로 바꿔나간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떡, 콩나물, 계란 등을 관내 생산자로부터 공급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급식센터가 개별 생산자와의 계약보다는 대형유통업체를 통한 간접계약을 선호하고 있어, 얼마나 많은 공산품들이 지역생산품으로 대체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승기 센터장은 “5월 정도까지 급식센터를 운영해봐야 중간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각급 학교장, 영양사들과의 잦은 소통을 통해 지역농산물 사용의 필요성을 공감해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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