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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지 없는 개혁안
태준호 기자 | 승인 2018.07.19|(155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 부대표)

부동산과 주식 등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해 정상적인 과세를 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가 없어...조세정의와 근본적인 재정구조의 혁신이 필요할 때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특위’)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를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성장 동력의 약화’로 보면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세입기반 확보, 조세정의 구현과 함께, 근본적인 재정구조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발표한 재정 개혁안은 이들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그나마도 이 권고안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더 검토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고, 민주당 내에서도 금융소득 과세와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현 정부가 조세 및 재정의 혁신을 한다며 의욕적으로 구성했으나 요란한 빈 수레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번 재정개혁안을 보면 무엇보다도 부동산과 주식 등을 통한 불로소득에 대해 정상적인 과세를 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증세 의지의 없음으로 인해 현 정부가 눈만 뜨면 강조하는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재정 개혁 의지도 없는 것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번 권고안에서 기대와 관심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부동산 보유세 부분이다. 아이들의 미래 희망이 건물주라는 이야기가 낯설게 다가오지 않을 정도로 부동산 불로소득의 비중이 높고, 임대료를 둘러싼 건물주의 갑질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는 상황에서 부동산에 대한 경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에서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매년 5%씩 인상해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이 권고안 내용의 거의 전부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재 60%로 5억원의 주택이라면 3억원을 과표로 계산한다. 고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자들일수록 세금 혜택이 큰 것으로, 당연히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조세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폐지가 아닌 단계적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택분에 제한된 과표 6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0.05∼0.5% 세율 인상, 별도합산토지의 세율 인상 2%에서 3% 인상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세율 인하도 회복하지 못하는 수치이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실효세율은 0.16%로 OECD 평균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개혁특위 스스로도 자인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 감세가 주요 기조인 미국의 경우 실효세율이 1.04%이며, 이웃나라 일본도 0.56%인 것을 감안하며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종합부동산세 개편 권고안에 따를 경우 시가 15억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가 내년에 더 내는 세금은 6만원에도 못 미칠 정도라고 하니 도대체 왜 이런 권고안을 내놓았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이다.

이번 권고안에는 토지 보유 불평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기업 보유 토지의 과세 강화와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은 아예 담기지 않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주택임대소득 과세 강화 수준도 미미하다.

벌써부터 많은 잡음이 들려오지만 이번 권고안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연간 증세효과는 1조 1천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지금과는 집값을 비교할 수 없었던 11년 전 참여정부 시기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놓았던 공약에서 연평균 증세 규모는 12조 2천억원으로 공약했던 많은 정책들을 실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였다. 이마저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치면서 5조 5천억원으로 축소되었다. 이런 정부의 빈약한 증세 의지가 이번 재정특위의 권고안을 형편없게 만든 것이다.

정부는 지금도 소득 불평등 해소를 국정운영 기조로 하며 이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단지 말뿐이 아니라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현재의 세제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던 재정특위의 문제인식대로 조세정의와 근본적인 재정구조의 혁신이 필요할 때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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