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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빈곤층에 대한 폭염대책이 필요하다
태준호 기자 | 승인 2018.08.01|(156호)

[태준호칼럼]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폭염대책이 필요하다

태준호(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에너지 복지 제도 대부분 연료비 지원 등 혹한기 난방 문제에 집중돼, 여름철 냉방 지원까지 에너지 복지 정책 확대하고, 에너지 정책을 좀 더 세밀하게 운영해야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폭염을 ‘앞으로 계속될 재난 유형’으로 인식하고 ‘긴급 폭염 대책본부’를 구성하여 폭염에 대비한다고 한다.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는 것은 분명 진일보된 생각이다. 폭염에 대한 대책으로 물을 많이 마시라든가, 낮 시간대에는 외출이나 노동을 하지 말라는가 하는 개인 차원의 대응을 넘어 국가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여긴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난이 선포되면 피신을 시키고, 임시 거주시설도 마련하며 일정 기간 생계비도 지원한다. 그러나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한다던 정부는 무더위 쉼터 등에 지원금을 확대한다던가 하는 기존 폭염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폭염을 인식할 뿐이다. 이번 폭염은 이미 예견되어 있고 앞으로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것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정책의 전환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10여개가 넘는 에너지 복지 제도가 있지만 대부분 연료비 지원 등 혹한기 난방 문제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폭염 시기 대책 마련과 지원책이 시급한 과제이다.

에너지 기본법 제4조 5항을 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에너지 공급자는 빈곤층 등 모든 국민에 대해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에너지 복지를 국민의 보편적 권리로 명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가난할수록 연료비 부담이 크고 부자일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상위 10%와 하위 10%를 비교해보면 상위 10%가 하위 10%에 비해 2.3배 정도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소득 대비 연료비의 비율을 살펴보았더니 하위 10%가 가구 소득의 18.5%를 사용하는데 비해 상위 10%는 1.8%만을 연료비로 사용하고 있다. 즉 가난할수록 전체 소득에서 에너지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에너지 관련 지출은 주로 겨울철 난방비에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름철 폭염 시 에너지 취약계층이 당하게 될 피해는 더욱 커진다. 더욱이 가난한 사람들은 불량한 주거 환경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나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 덥고 겨울에는 더 춥게 지낼 수밖에 없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에너지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보면 선풍기 한 대로 버티는 가구가 대부분이었으며 대부분 단창에 노후주택이라 단열에 취약해 실내외 온도와 습도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노인들이 많아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심히 우려되었다고 한다. 다른 지자체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 이용 불평등에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애 한다.

겨울철 난방 지원에만 머무른 정책에서 여름철의 냉방 지원까지 에너지 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에너지 정책을 좀 더 세밀하게 운영해야 한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경로당 등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자는 발상인데 이러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 좀 더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이들에 맞는 맟춤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한 무더위 쉼터는 대부분 낮 시간대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열대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밤 시간대의 지원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취약계층에 대해 최소한의 냉방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선풍기와 전기료를 지원하는 등의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에너지 복지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구체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 기본법에 있는 ‘모든 국민에 대한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에 기여한다.“는 것이 단지 선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국가의 주요과제로 삼고 이를 현실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폭염으로 온 국민이 그로기 상태인 요즘 에너지 정책의 전환과 폭염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여나가는 국가계획을 세우는 일까지, 이런 단비는 언제쯤 내릴 수 있을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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