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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미사업 준비하는 여성농업인들[횡성 in] ‘농부애(愛) 뜰’ 꾸러미
횡성의 농업환경에 새바람을 불어넣고자
이창조 기자 | 승인 2013.04.22|(0호)
▲ 협동조합교육에 참여한 ‘농부애 뜰’ 꾸러미팀 회원들. 왼쪽부터 남진숙(우천), 고순자(횡성), 오영자(청일), 전미자(청일) 회원

 횡성은 전국에서 최초로 ‘꾸러미’ 상품을 개발한 곳이다. <언니네 텃밭>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꾸러미 사업은 농촌의 여성농업인들이 제철농산물을 소포장해서 도시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하는 것으로, 횡성에서는 횡성공동체, 공근면 오산공동체, 공근면 도새울공동체 등이 언니네텃밭의 회원조직으로서 꾸러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갑천면 포동리에서도 서울지역 소비자들에게 꾸러미를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횡성에 또 하나의 꾸러미사업팀이 구성됐다. ‘이름하여 ‘농부애(愛) 뜰’ 꾸러미. 모두 12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모임은 앞선 꾸러미사업단과는 차이점이 있다. 언니네텃밭 꾸러미팀들은 모두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새로운 꾸러미팀은 둔내와 청일, 공근, 횡성, 우천 등 서로 다른 지역의 여성농업인들이 함께 모여 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 2월 결성된 횡성여성농업인단체협의회의 구분옥 회장과 고순자 부회장을 비롯해 여성농업인단체 임원출신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꾸러미팀이 목표로 하는 것도 ‘당장의 소득’보다는, 제2, 제3의 꾸러미팀이 조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나아가 농산물 직매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4월 11일 서울 신정동에서 열린 인드라망생협 매장 개장식에 참여해, 서울 소비자와의 직거래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날 개장식에서는 꾸러미 회원들이 채취한 나물과 각종 밑반찬들이 판매됐다. 고추장아찌, 브로콜리장아찌, 고추부각, 콩자반, 오도독김치 등 회원들이 손수 만들어 포장한 반찬들은 생협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았다. 꾸러미팀의 다음 계획은 서울 동대문구에서의 직거래 장터에 참여하는 것이다. 직거래장터는 동대문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녹색드림협동조합과의 협의 아래 준비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부터 매달 직거래장터를 여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꾸러미팀은 교육과 정보교환에 역점을 두고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횡성읍 조곡리의 작업장에 모여 간담회를 열고,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횡성군 협동조합 주민아카데미’에도 참석하고 있다. 꾸러미의 선배격인 언니네텃밭 오산공동체의 한영미 씨로부터 꾸러미 운영에 관한 다양한 조언을 얻기도 한다. 회원 고순자 씨는 “일단은 배워야 하기 때문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며 “먼 곳에서 모이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서로 간에 정보를 나누는 작업이 정말로 재미있다. 농사짓는 방법, 반찬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에는 한도 끝도 없고, 모두가 정보를 나누는 것을 뿌듯해하고 좋아한다”고 밝혔다. 

 협동조합 교육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있다. 고순자 씨는 “꾸러미사업을 진행하면서 관의 지원에 기대볼 생각은 없다. 우리 힘으로 해보려는 것”이라며 “협동조합적 운영 방식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며, 출자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제는 또 있다.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반찬제품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판매하려면 개별 가구들이 식품가공 허가를 얻어야 하는 문제다. 까다로운 식품가공 허가기준을 이들의 현실에 맞도록 바꾸기 위해선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인 것이다. 

 새로운 꾸러미팀은 생계형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형의 성격이 강하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여성농업인들의 모임이 아니고, 여성농업인 조직의 간부를 맡았던 사람들이 많이 참여한 모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소득을 늘리는 것 외에 횡성의 농업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 그것을 횡성 각지로 전파하는데 오히려 이들의 소명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이는 사람 하나하나가 마을에 돌아가 새로운 모델을 전파하고,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변화의 바람을 남성 농업인으로까지 확산시키도록 하는 것!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한 모임에 대한 기대치로는 너무 큰 것일까.
이창조 기자  
▲ 서울 신정동의 인드라망생협 매장이 개장식 행사를 열고 있다.
▲ 신정동 매장에서 반찬을 판매하고 있는 ‘농부애 뜰’꾸러미팀 고순자회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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