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시돌 (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 전 원주시주민참여예산연구회 간사) |
참여예산제도는 예산의 투명성과 민주성 그리고 주민의 행정 참여가 목적...형식적인 참여예산이 아닌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필자는 원주시에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한 당사자이기도 하고 2010년부터 5년 정도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는 실무주체로 활동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여예산제도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단체장을 비롯한 집행부와의 소통이었습니다. 참여예산제도 자체의 이해와 도입 목적이 달랐고, 좀 더 근원에서는 주민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달랐습니다. 제도와 예산을 놓고 단체장, 집행부, 주민, 사회단체 등의 입장이 서로 달라서 이를 조율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예산을 설계하는데 있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백하건데 이 내용은 저의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첫째, 언제나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참여예산제도는 단순히 단체장이 가지고 있는 예산편성 권한의 일부를 주민들이 돌려받아 주민이 원하는 예산을 편성하는 기능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서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기초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조례제정에서부터 참여예산위원의 구성, 운영계획 수립, 교육과 홍보, 마을총회의 진행, 사업 제안과 심의, 예산편성, 사업실행, 모니터링과 평가 등 일련의 활동이 연중 계획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제도가 질적으로 성장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닙니다. 법과 조례는 최소한의 조항만으로 만들어져 있고, 단체장과 집행부는 작은 권한만을 주민에게 부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합니다. 공무원을 포함하여 제도를 설계하는 사람들 모두가 주민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형식적인 참여예산이 아닌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둘째, 참여예산제도는 예산의 투명성과 민주성 그리고 주민의 행정 참여가 목적입니다. 제도의 목적을 사전에 지자체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모든 지자체 활동이 그러하듯이 사업은 정책목표설정 – 사업운영 – 사업평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목적이 추상적이거나 사전에 지자체와 합의하지 못하면 운영과정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 했는지에 관한 평가만이 나옵니다.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산집행결과 주민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가 실질적인 목적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성과주의예산제도와 연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책목표가 바르게 설정되어 있는지, 정책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수단은 적절한지,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각 담당자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의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참여예산을 성과주의예산제도와 접목해서 설계하시길 권합니다.
셋째, 마을공동체와 참여예산이 연계되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마을에는 이통반장, 주민자치회, 자생단체, 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중첩되어 살아가고 있고, 지역의 불편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저마다 사업을 발굴, 제안, 실행하고 있습니다. 참여예산을 잘 못 운영하면 주민참여예산위원만의 제도가 되지만 ‘마을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하고 참여예산과 마을발전계획을 연계해서 운영하면 마을에서 절차적 중복, 각 단체의 이해관계로 인한 배제 없이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마을총회를 최종적인 의사결정단계로 하여 마을자치단체(인적영역)와 행정구역인 통리반(공간영역)이 서로 교차하여 의견수렴과정을 설계하였으면 합니다. 서울 성북부의 ‘마을계획 프로세스’를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도 설계를 위해 여러 사례를 수집하였으면 합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훌륭한 사례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횡성군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팀을 만들어서 학습하는 기회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 학습팀이 행정전문가, 공무원 등과 협의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 학습팀은 참여예산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후 ‘참여예산 연구회’ 라는 이름으로 조례에 담아 제도화시키면 될 것입니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