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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포용국가
태준호 기자 | 승인 2018.09.13|(159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현 정부는 ‘성장 지상주의’이다. 혁신성장이나 포용성장 모두 성장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분배’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촛불 정신을 계승했다고 자평하며 출범했던 현 정부는 촛불의 정신을 배반한 많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 개선의 훈풍을 타고 높은 지지도를 유지했지만 그 거품이 빠지면서 취임 후 최초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대다수 언론이 말하듯이 고용 문제, 부동산 문제 등 경제와 민생 문제에서 기대치 이하의 평가를 받은 결과로 보인다.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을 만회하고 새로운 국정동력을 얻기 위해 문 대통령은 “국가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국민들의 삶을 전 생애 주기에 거쳐 책임져야 하며, 국민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고 함께 잘 살아야 한다.”면서 “포용 국가”를 새로운 국정 의제로 강조했다.

현 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편에서 소득주도 성장을 공격받자 혁신성장이라는 것을 내세우더니 이제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해 균형을 이루는 ‘포용 성장’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는 대한민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지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현 정부는 지난 대선 공약에서 서민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진하겠다던 많은 공약들을 무력화시키고,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을 개악하려 하다가 반발에 부딪쳐 단지 한 부처의 계획안일 뿐이라며 폐기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놓는 정책이란 것도 미래사회에 남겨주어야 할 서울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언을 하며 서울 중심의 성장을 외치고 있고 점차 공동화되어 가고 있는 지역에 대한 배려는 없다. 이 속에서 포용이란 과연 누구를 포용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양극화의 문제이다. 상위 20%가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는 2 대 8의 사회는 이미 고착화된 지 오래이다. 아니 점점 더 심화되어 1.5 대 8.5의 사회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 속에서 하위 80%의 민중들은 여전히 고통 받고 있음에도 사람다운 생활을 위한 최저임금 만원은 여기저기 짓이겨져 이미 예전의 형태를 찾기 힘들다. 내년도 예산에서 복지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이는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예산(그 마저도 부족한 예산)이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예산은 아니다. 결국 문 정부가 이야기하는 포용이란 것은 이 80%의 민중에 대한 포용이 아닌 것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정책으로 추석 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며 아직 정책으로 확정되지는 않은 부동산 대책이다. 서울에 그린벨트까지 해제해 가며 새로운 아파트를 건설하여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리겠다고 하고 있다. 분양원가도 일부 공개하겠다고는 하고 있지만 서울의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상위 20%이다. 상위 20%로 진입하기 위한 환상을 하위 80%의 사람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이 정책의 핵심이다. 그러나 하위 80%는 이 정책의 혜택을 얻을 수 없다.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몇 명만이 이 주택에 입주할 수 있을 것이다. 자고 나면 1억원이 올랐다고 하는 서울의 아파트 값은 전세 입주자나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환상이다. 결국 현 정부가 이야기하는 포용이란 것은 지나친 확대일 수 있지만 ‘상위 20%만을 포용하는 국가’라고 볼 수밖에 없다.

‘포용 국가’는 지난 대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란 말로 반향을 일으켰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했던 어느 후보처럼 단지 한 마디의 광고 문구일 뿐이다.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위 80%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즉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전제로 한다. 현 정부는 ‘성장 지상주의’이다. 혁신성장이나 포용성장 모두 성장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분배’이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로 방점이 옮겨져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말은 공허하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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