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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는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태준호 기자 | 승인 2018.09.27|(160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온갖 관심이 북한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특례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 특례법(지역특구법) 등 규제완화법 통과...혁신 성장·포용 성장이란 말로 포장되어 있지만 재벌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은 온갖 이슈를 잠재우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함께 한 장면은 한반도의 변화를 실감하게 했고 남북의 평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남한 단독으로 유엔 제재 등을 무시할 수 없기에 비핵화와 남북 경제 교류의 대부분의 공은 북미정상회담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지만 상징적인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한반도의 평화 체재 구축은 먼 장래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해 줬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북한에서의 여러 장면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국민 보고 현장에 써져 있었던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였다. 물론 말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몇몇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긴 하겠지만,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말은 기존의 질서가 어찌되었든 이 질서를 깨뜨리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온갖 관심이 북한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지난 20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인터넷은행 특례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 특례법(지역특구법) 등 규제완화법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은행특례법은 박근혜 정권이 통과시키려 했던 법안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한 법이었다. 이 법은 은행법상 4%로 정한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 소유 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34%까지 허용하는 법이다. 이미 보험과 신용카드사 등을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인터넷 금융 산업 발전의 명목으로 은행 산업을 지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역특구법 역시 박근혜 정권의 규제프리존의 쌍둥이 버전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반대에 의해 통과시키지 못한 법이었다. 이 법은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한다는 대원칙을 가지고 있다. 일단 시행해 보고 나서 안전 등에 문제가 생기면 그 때 어떤 규제를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하는 극도로 무책임한 법이다. 이 법으로 인해 규제 특구에서는 개인의 정보를 기업들이 마음대로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여 개인정보 보호를 무력화시키는 법으로부터 시작하여, 건강보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영리병원 등을 포함한 의료 영리화, 전력산업, 가스·도로·소방 등 안전과 직결된 규제 완화 등 일일이 거론하기 힘든 규제완화 조치들이 있다. 혁신 성장·포용 성장이란 말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재벌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법이다.

그러고 보니 평양에서의 정상회담도 수상하다. 이번 북한 방문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특별수행원이란 명분으로 참여했지만 들러리들이 많았고 실제 방점이 찍힌 부문은 경제부문이었다. 30% 이상이 경제계 인사들로 언론에서도 연일 대기업 총수들의 평양에서의 일정을 올리기에 바빴다. 정부의 정책이 친재벌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총수들의 이번 방문은 북한에서 정부의 지원하에 북한에서 어떤 이익을 취할 수 있을 것일까에 맞춰졌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주범인 이들이 북한에서 어떻게 새로운 부를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북한 사회의 발전을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도로와 철도가 새롭게 구축한다면 이익을 얻을 집단은 대기업들이 될 공산이 크다. 대규모 건설의 이익은 시공능력이 있는 대기업이 독점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경협기금 등 세금으로 충당되어질 국책사업이 대기업들과 북한의 일부 세력들만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장으로 바뀔 것이다. 북한의 민중들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이제는 대통령과 정부에게 물어야 한다.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미래는 과연 누구에게 이익을 주는지 말이다. 현 정부가 현재 취하고 있는 정책들을 보면 이것이 대다수 민중들을 위한 것이 아님은 명확하다. 이들의 미래는 부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세계이다. 그래서 저항해야 한다. 민중들의 힘에 의해서 민중의 삶이 중심이 되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넘겨줘야할 세상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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