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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주(한의학박사.원주) |
원숭이에게 신발 팔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맨발로도 얼마든지 가시밭이며 바위밭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원숭이에게 신발은 거추장스런 물건일 뿐 돈을 주고 사서 신을 필요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원숭이에게 신발을 팔기 위해 그것도 비싸게 팔기 위해 신발장수가 제일 처음 한 일은 정말 예쁘고 멋진 신발을 선물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신발이 망가지기도 전에 새것으로 바꿔주는 일을 하는 동안 원숭이의 발에서는 굳은살이 모두 사라지게 되어 이제는 맨발로 그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고, 결국 신발 한 켤레를 얻기 위해 뼈가 빠지도록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현대과학문명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것들 중에 원숭이의 신발과 같은 것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자본주의,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준 모든 것이 원숭이의 신발일지도 모릅니다. 편리함을 무기로 내세워 온갖 선정적인 언어로 가득찬 광고와 함께 우리에게 다가온 모든 것들이 어쩌면 인간 본래의 모습을 잊어버리게 만든 가장 주요한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는 과학문명,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적 자본주의가 추구하고 있는 과학문명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어 삶의 질을 높여주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풍요한 삶을 더 오래 누릴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믿고만 살고 있을 뿐, 과학문명이 우리의 본질적인 삶의 풍요를 앗아가고 있으며, 수명의 연장에 끼친 영향이 극도로 제한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고, 때로는 어쩔 수 없다는 절망감에 바로 보지 못하고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하루도 듣지 않고, 보지 않고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암’에 대한 경고이고, 그로 인해 내가 혹은 나의 부모님을 위해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불안함을 떨칠 수 없게 만들고 있으며, 올 봄 들어서는 중국발 조류인플루엔자(AI)소식에 무언가 불안하고, 두려운 생각이 들게 합니다.
10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겨우 100여명만이 그 병에 걸렸고, 그 중에 겨우 10명만이 사망한 질병입니다.
중국인 중에서 일반적인 감기로 죽는 사람만 해도 하루에 10명이 넘을 것입니다. 밥 먹다 체해서 죽는 사람만 해도 한 달에 100명은 넘을 것입니다.
비록 AI가 대 유행하게 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임에 틀림없지만 지금처럼 매일 뉴스시간마다 생방송으로 질병의 진행상황을 중계해줄 정도로 일반인들이 모두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방역당국만이 예의주시하고 있어도 충분한 것이지요.
몇 년 전의 신종플루와 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냥 감기가 악화되어 폐렴이 되고, 그래서 사망하는 환자를 매일 집계해서 뉴스 때마다 공표해준다면 아마도 신종플루보다 더 두려운 것이 감기가 될 것입니다.
누군가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을 앗아가는 데 위협과 공포만큼 강력한 것은 없습니다.
신종플루의 공포로 인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것은 살아남은 국민일까요. 아니면 다국적 제약회사였을까요. 지금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 내가 가지고자 열망하는 것이 원숭이의 신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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