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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재앙이다
태준호 기자 | 승인 2018.10.14|(161호)
태준호(횡성희망신문 부대표)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불편할 정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정책은 제 자리 걸음...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의 생산 규모와 에너지 소비 규모를 축소시켜야

 

기상관측 이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폭염이 끝나기 무섭게 동아시아 곳곳에서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필리핀과 마카오를 강타했던 망쿳에 이어 일본을 강타한 짜미, 그리고 짜미가 지나간 후 수온을 3℃ 정도 떨어뜨려 한반도에 그나마 피해를 적게 주었다는 콩레이까지, 앞에 ‘슈퍼’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는 태풍들이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더 큰 문제는 수온의 상승으로 10월이나 11월에 더 강력한 태풍이 몰아칠 수 있으며 현재의 기후 변화 양상이라면 앞으로 발생할 태풍은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데 있다.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를 연구한 미국의 연구진은 이 허리케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로 기존보다 50%나 많은 강수량을 동반하게 되었다고 밝힌바 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를 조금 덥히는 수준을 넘어서 폭염이나 태풍 등 기후 자체를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과학자들은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기후 변화가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장되어 왔다. 지난 겨울 매서운 한파와 올해의 폭염은 우리들로 하여금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게 해 주었지만, 지구 차원에서의 규모와 심각성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인터스텔라나 투모루우 등 몇몇 블랙버스터급 영화에서도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기후변화 속에서 인류의 생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아직 우리들의 인식은 불편할 정도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5일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전 지구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회의체 중의 하나다. IPCC는 기후 변화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정부간 협의체로 현재 195개국이 가입해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이 IPCC에 정식으로 요청한 ‘지구 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요약본이 채택된다. 이 보고서에는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한 온난화 억제 목표인 1.5℃를 실행하는 방안을 검토한 내용을 담고 있다. 화석연료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대체하고 숲을 보호하고 복원하며 식량 생산 시스템을 바꾸는 것 등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대응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각국 정부는 이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한 것도 모자라 셰일가스 채굴을 장려하는 등 지구 온난화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협정을 탈퇴하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된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세계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이 2016년을 기준으로 28%까지 낮아진 것과 달리 대한민국 정부는 2017년 총에너지 생산에서 석탄 화력 발전을 43%까지 끌어 올렸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또한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에 의한 경고는 연일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응하는 정책은 제 자리 걸음이다. 새로운 환경부 장관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장관 한 명 바뀌었다고 해서 이러한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온난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탄소배출을 감축시켜야 하는 산업 보호의 명분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의 생산 규모와 에너지 소비 규모를 축소시켜야 하는데 이는 산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그러나 몇몇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지구 전체를 희생시킬 수는 없다. 지구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굳이 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후손에게 양극화된 세상을 물려주는 것도 모자라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의 자연 환경을 물려줄 수 없다.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끊임없는 경고를 주의 깊게 듣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폭염과 태풍은 대 재앙의 시작일 뿐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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