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52)씨는 얼마 전 횡성에서 춘천병원까지 시외버스를 탔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춘천병원과의 거리가 춘천시외버스터미널보다 8km(20분 소요)가량 가깝지만 요금은 400원이 더 비쌌기 때문이다.
횡성에서 1시간20분(60km) 걸리는 춘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의 시외버스 요금은 5400원. 하지만 그 전에 들르는 춘천병원까지의 요금은 이보다 비싼 5800원을 받고 있는 것. 이를 알고 있는 승객들은 춘천까지 표를 끊은 뒤 춘천병원에서 내리기도 한다. 김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시외버스터미널에 이유를 물어봤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횡성군 공근면의 한 주민은 “공근에서 15분 걸리는 홍천까지의 버스요금이 30분 걸리는 원주보다 비싸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둘 다 횡성 경계를 넘고 일반국도를 이용하는데 요금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이외에도 춘천에서 원주와 횡성은 거리가 다르지만 요금은 5400원으로 같다. 횡성에서 상봉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까지의 거리도 다르지만 요금이 같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84km 구간의 시외버스 요금은 6400원이지만, 이보다 가까운 춘천 강촌리 73km까지의 요금은 7300원으로 900원(14%)이나 비싸다.
이처럼 시외버스 요금과 거리가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직행 여부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소요시간’이나 ‘인건비 기준’ 또는 “요금책정 기준을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 ▲ 횡성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요금표에는 춘천까지 5400원으로 되어 있지만 더 가까운 춘천병원까지는 5800원으로 적혀 있다. |
◇ 경유지가 더 비싼 이유
일부 구간의 경우 가까운 경유지의 요금이 더 먼 기준지보다 비싼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왜일까.
거리가 가까운데도 요금이 더 비싼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는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구간과 일반국도를 이용하는 구간의 운임 요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외버스 요금은 국토해양부가 정하는 운임 요율의 범위 내에서 시·도지사가 정하도록 되어 있다. 2010년 8월 3일부터 시행된 국토해양부의 시외버스 운임 요율에 따르면 일반국도 구간은 km당 107.84원 이내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반면 고속국도 구간은 km당 최대 59.78원 이내에서 받도록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구간이 일반국도를 이용하는 구간보다 평균 40%가량 저렴하다.
강원운수 관계자는 “횡성-춘천 노선처럼 일반국도와 고속도로를 병행하는 경우 기준점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구간 요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반면, 춘천병원처럼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워도 일반국도 요율이 적용된 지역의 요금이 비싼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횡성-춘천병원 간 요금이 비싼 게 아니라, 오히려 횡성에서 일반국도를 이용해 춘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경우 6400원까지 받아야 하지만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경우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저렴하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원도 도로교통과 관계자는 “고속국도 노선과 일반국도 노선에 따라 같은 거리라도 요금이 다를 수 있다”며 “확인 후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자 eco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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