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간에 걸쳐 진행됐던 횡성군 협동조합주민교육아카데미가 끝났다. 협동조합기본법의 시행을 계기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마련된 이번 교육이 횡성에 사는 우리에게 어떠한 질문과 과제를 던져주었을까.
협동조합에 대한 관점과 이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언급된 협동조합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협동조합은 ‘돈(자본)’이 아닌 ‘사람’을 우위에 두는 기업, 즉, 돈의 힘으로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동등한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되는 기업이라는 것. 그리고 협동조합이 성공하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간에 그 ‘필요성’에 대한 절실함이 공유되어야 하며, ‘신뢰’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 반면 협동조합 역시 언제든 ‘타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돈벌이를 향한 이기심 앞에서 ‘협동’과 ‘신뢰’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이 협동조합을 자본주의적 영리기업과 달리 보는 이유이며, 협동조합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지속적인 교육’이라는 점을 강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여섯 번의 강좌가 끝나고 열렸던 횡성지역 참여자들의 토론회는 횡성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협동조합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으로 집중됐다. 농업경제가 중심이 되는 지역사회의 특징을 반영해, 주된 관심사는 ‘농업인들의 협동조합’이었다. 농촌지역에는 이미 ‘농협’이라는 거대한 협동조합 조직이 뿌리내린 지 오래지만, 그것이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지에 대해 냉소와 비판이 만연된 것 또한 오래다. 때문에 기존의 농협을 정상적인 협동조합으로 되돌리는 데 힘을 쏟을 필요성과 새로운 농민들의 협동조합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 모두가 제기되었다.
‘농협 정상화’와 ‘새로운 농민협동조합의 건설’이라는 두 가지 접근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지는 논쟁보다도 실천을 통해 검증되어야겠지만, 이미 횡성지역은 새로운 농민협동조합이 하나둘씩 만들어지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더불어 횡성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필요’를 점검하는 일이 과제로 떠오른다.
농업인들과 지역 내 소상공인 등이 갖는 경제적 필요만이 아니라, 보육과 교육, 각종 사회·문화서비스를 충족하기 위한 ‘협동’의 필요성을 찾아내는 일이 우선이다.
협동조합은 근본적으로 ‘자조적’인 조직이기에, 관(官)의 물질적 지원에 의존하거나 그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이 해야 할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이들이 대부분 ‘갑’보다는 ‘을’의 위치에 처한 약자들임을 감안할 때, 이들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 등 간접적 지원을 가능케 하는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횡성군은 아직 ‘협동사회’라는 시대적 화두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협동조합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틀일 뿐,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협동조합에 대한 환상과 지나친 포장을 경계하기 위한 말로 이해된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그 운영의 원리상, 자본 중심, 이윤 중심의 가치와는 상반된 가치를 지향하는 ‘틀’이다. 상품성과 효율성을 절대 가치로 삼는 자본주의적 방식이 오랜 기간 봉건적 질서 안에서 그 힘을 길러왔듯이, 협동조합적 방식 또한 서서히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횡성 지역사회가 그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느냐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자각된 실천 여하에 달려 있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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