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생활·문화
못생겨도 버릴 것 없는 참나무처럼 함께 사는 우리 세상을 만들어 간다[횡성 in] 참나무공동체
이창조 기자 | 승인 2013.06.17|(0호)

 

▲ 참나무공동체는 무농약재배를 원칙으로 한다. 사진은 올해 5월 한살림에 공급한 이병하 회원의 취나물밭.


 또 하나의 농민 공동체가 청일면에 만들어졌다.

 청일면 봉명리에 사는 박영무 이장과 임정순 부부, 유근준, 김대중 씨, 정분옥·오건택 부부, 그리고 얼마 전 횡성읍으로 이사를 간 고기영 씨는 모두 한 마을에서 오랜 기간 함께 지내오던 이웃들이다. 이들과 역시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속실리의 오영자·정천근 부부, 유동리의 윤상균 씨와 이병하·이숙현 부부, 그리고 우천면 정금리의 유정호 씨 등, 모두 아홉 농가들이 ‘참나무 공동체’라는 자조 조직을 만들고 “함께 잘 살아보세”를 외치고 나섰다. 

 참나무 공동체가 준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도라지 농사를 주로 짓는 오건택 씨가 한살림 생활협동조합으로 물품을 공급하게 되면서 진행이 빨라졌다. 한살림 생산관리 담당자와 여러 차례 만나다 보니, 청일 지역에서도 한살림이 지향하는 것과 유사한 생산공동체를 만들 수 있겠다는 의지와 판단이 든 것이다. 

 지난 6월 4일 이들은 봉명리의 오건택·정분옥 부부의 집에 모여, 참나무 공동체 창립총회를 겸한 회식을 가졌다. 이 자리엔 한살림생산자연합의 생산관리 담당자도 초청을 받았다. 창립총회에서 결정한 것은 조직의 이름과 ‘공동체 규약’, 그리고 일을 분담할 ‘임원진’이었다.
 
 대표로 선출된 오건택 씨는 ‘참나무’라는 이름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참나무는 아주 못생긴 나무지만, 버릴 게 없는 나무”라며 “숲이 오래 되면 참나무 숲이 된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아홉 농가가 이날 합의한 규약은 “친환경농법을 실천”할 것,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것, “다양한 도농공동체 운동과 지역살림운동을 전개하여 더불어 사는 생명살림세상을 만드는 것” 등을 목적으로 삼았고, “무농약 재배기준 위반”과 “공동행사 비협조”시에는 “제명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소 ‘과격’(.)해 보이는 약속에도 합의했다. 

▲ 6월 4일 창립총회에서 건배하고 있는 참나무공동체 회원들


 올해로 40년째 농사를 짓는다는 박영무 회원은 “3년 전부터 무농약 농사를 시작했다”며 “한살림으로의 공급이 가능하다고 해서 올해 무농약 취나물과 곰취를 심었다”고 밝혔다. 이병하·이숙현 부부도 올해부터 처음으로 한살림에 채소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5월에 취나물을 공급한 데 이어, 6월 하순부터는 왕고들빼기를 한살림으로 출하할 예정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한살림의 생산자인 오영자·정천근 부부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힘을 보태게 됐다. 

 참나무 공동체에는 암묵적인 약속이 하나 있는데, 회원들 간에는 가급적 다른 품목을 재배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회원들 간에 내부적으로 밥그릇 다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오건택 대표의 설명이다. 오 대표는 참나무 회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장점’이자 ‘단점’으로 ‘착한 심성’을 꼽았다. “남의 것 넘보지 않을 뿐 아니라, 지꺼(자기 것)에도 남이 나서면 그냥 물러나고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도 말고 한 스무 농가 정도가 함께 즐겁게 살 수 있도록 공동체를 만들어 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참나무공동체 식구들은 창립기념으로 첫 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6월 8일 원주 매지리에서 열린 한살림 단오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품앗이로 시작한 이들의 공동사업이 문자 그대로의 ‘공동체’ 다운 모습으로 커나갈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