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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서 살아온 토종씨앗이야기 (15)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농산물은 정말 귀한 것, 원료 농산물 위주로 밥상을 차리자.“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토종씨앗지킴이 | 승인 2013.06.17|(0호)

 

▲ 김은진(원광대 법학대학원) 교수


토종씨앗의 중요성은 먹을거리의 안전성과 농업농촌의 가치와 이어져있다. 미국산 밀의 GMO(유전자조작식품)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 횡성에서 <녹색식생활매니저 양성과정> 교육이 시작되었다. 먹을거리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농업· 농촌의 가치와 전통식생활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6월 5일에 진행된 ‘가공식품/ 식품첨가물/GMO’ 분야의 전문가인 원광대 법학대학원 김은진교수의 강의는 우리의 식생활과 식문화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원료 농산물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날 강의를 인터뷰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요즘 우리 밥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먼저 진단해볼까요. 

 전통적인 밥상은 볶거나 튀기는 음식이 거의 없어요. 굽거나 찌거나 데치거나 생으로 먹지요. 80년대 말에 대기업에서 수입농산물로 냉동식품을 만들었어요. 식용유를 써서 냉동식품으로 10분 안에 밥상을 차리니 편하고 좋죠. 냉동식품이 대박이 나고 나서는 식용유 원료로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까지 엄청나게 수입해오고 있죠.

 또 대기업은 94년 무렵부터 김치와 장류를 생산해오고 있는데 발효가 충분히 되어있지 않을 뿐 아니라, 살균과정을 거치면서 몸에 좋은 균들도 다 없어져 버렸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표준화. 규격화된 가공식품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바꿔놓아 집에서 만든 전통식품이나 반찬들까지도 맛이 없다고 느껴져 가공식품 위주의 밥상으로 바뀌었습니다.

- 농축수산물을 둘러싼 여러 국제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농사짓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안 좋은 일인 줄 알아요. 그러니까 농업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생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이 안 돼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우리 농산물 알기를 우습게 알아요. 

 1970년대에 그동안 공산품 위주로 해왔던 국제무역에서 농축수산물 같은 1차 상품시장이 개방되어 나라마다 의무적으로 수입해야하는 농축산물이 생겼어요.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국민들이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업이 수입을 안 하겠다고 버티지만, 우리나라는 협상을 할 때마다 남북간의 긴장이 만들어지면서 협상이 되요. 우리는 다른 나라처럼 기업이 외국농축산물을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 이제 우리 밥상에 가공식품이 많이 늘었습니다. 해결책이 있다면 

 공장에서 나온 식품은 모두 표준화. 규격화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수백 년 동안 질리지 않고 장류와 김치를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담글 때마다 다른 맛을 내었던 것 때문입니다. 

 지금 학교 급식 먹는 아이들이 제일 불쌍합니다. 1년 내내 똑같은 김치. 장류를 먹어야 하죠. 학교 급식의 원료가 친환경이냐 아니냐, 돈 내고 먹느냐보다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농산물이 어떻게 조리돼서 다양한 맛을 내는가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 가공식품의 위해성 중에 특별히 강조하시고 싶은 것은요. 

 가공식품은 기본적으로 과잉생산이에요. 유통기한을 길게 하기 위해 방부제-솔빈산나트륨-산화방부제-합성보존료-합성비타민으로 이름만 바꾼 방부제가 들어가고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색과 모양, 향과 맛을 내는 수십 가지 첨가물이 들어갑니다. 또 정제를 하는 것은 불순물의 범위가 너무 넓고. 화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아주 위험합니다. 

 집단식중독을 예방하려고 식약청은 방사선처리에 노력하지요. 살균 멸균할 때 방사선 양은 사람으로 치면 X-레이를 200-300번 쐬는 총량을 한꺼번에 쐬는 것이고 모든 식품자체의 구조를 바꿔 버리는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방사선을 쐬는 식품이 몇 가지 있는데 계속 줄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것이 라면스프에요.

- 정부와 대기업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든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여성들이 끊임없이 사회진출을 위한 노력을 하는 동안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했던 가사노동에 대기업이 끼어들었어요. 부부가 일해라. 대신 돈 벌어 가전제품사고. 가공식품 사먹어라. 이리 된 거지요. 집에서 밥하고 반찬 만들고 장 담그던 전통적인 가사노동을 교묘하게 가치 없는 노동으로 만들어놓았지요.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농산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에 대한 교육이 돼야 하고, 아이들이 원료농산물 위주로 밥상을 차리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안전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우선 가공식품을 점차 줄이면서 원료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는 것입니다. 냉동식품 먹는 횟수를 줄이다가 끊는다든지. 집에서 한 가지씩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바꿉니다.
 
 둘째는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어요. 껍질과 과육 사이에 해독물질이 있으니 농약 쳤건 안쳤건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게 좋습니다.
 
 셋째는 잡곡을 먹되 하룻밤 싹을 틔워먹으면 어떤 농산물도 모두 해독이 됩니다. 넷째는집에서 만든 발효식품인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를 먹습니다. 굳이 유기농만 먹어야 하는 게 아닙니다. 동네 텃밭의 농산물을 먹어도 충분합니다. 우리 밥상이 훨씬 안전해질 것입니다.

 

 

▲ 어릴 때부터 농업.농촌의 가치를 배운다면 안전한 밥상을 만들게 될 것이다.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토종씨앗지킴이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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