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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문재인 정부의 줄·푸·늘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와 닮은 친기업 정책이지 서민을 위한 정책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누구의 이익을 위한 정부인지 자문해 볼 일이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 금융 비전’ 선포식을 열고 신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줄·푸·늘’을 핵심으로 하는 감세 정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금은 줄여 주고, 금융 규제는 풀어주고, 자본 시장에 세금 투입을 늘려 기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기조는 2018년 기재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서 혁신 성장 부문에 대한 감세를 통해 향후 5년간 12조 6천억원의 세수를 줄이는 방안에서도 확인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제 민주화에 대한 속도 조절론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 정책’과 닮아 있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를 바로 세운다는 명분으로 각종 기업 지원 정책을 내놓았던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내내 비판하던 정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탄력근로제 확대 등 잇따른 친기업적 정책 속에서 나온 것으로, 그토록 강조해왔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모든 미련을 버렸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서민을 강조하고, 지난 정부와는 차별화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정책을 내놓고 있고, 규제 완화 부문에서는 오히려 지난 정부보다 더한 정책도 스스럼없이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일자리가 문제라며 각종 규제를 풀어 신산업을 늘리고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한다. 세금을 투입해 3년간 기업에 4만개의 일자리를, 서비스산업 부문에서 5년간 1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정부에서 이렇게 나온 수많은 정책들이 몇몇 기업들에 대한 특혜로 귀결되어 그들의 곳간을 채워주었을 뿐 대다수 서민들의 삶의 질은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3만 달러를 달성했다. 선진국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3만 달러를 달성했음에도 정부는 이를 자랑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소득의 결과물이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위 20%의 소득은 약 18%가 줄었지만, 상위 20%의 소득은 14%가 늘어났다. 커지는 경제규모 속에서 재벌들은 주체할 수 없는 돈을 버는 동안 서민들의 주머니는 가벼워져 온 것이다.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하는 요즘 기업들의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동화를 넘어서 AI(인공지능)의 시대라고 하는 지금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의 단골 소재가 되는 아디다스 스마트 팩토리의 경우 이전 500명이 하던 일은 단 10명이 하고 있다. 이런 경향성은 점점 더 확대되어 나갈 것이고, 불평등은 점점 더 심화되어 갈 것이다. 세금 지원과 규제 완화 등 정부의 각종 지원으로 기업들이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물은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미세먼지의 경우에도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과 생산공정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중국이나 개개인들의 책임을 묻고 있다.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연간 수천억 원의 유지비가 드는 4대강 사업은 예타면제 대상 사업으로 확대되어 모든 지자체에 공항을 건설하고 도로망을 확장하는 등 새로운 토건사업으로 확대되어 가면서 기업들의 곳간만을 채우고 있다.
그렇다보니 경제가 이렇게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삶의 질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유엔이 발표한 '2019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전 세계 156개국 가운데 54위이다. 사회적 자유는 144위, 부정부패는 100위, 사회적 지원이 91위이다. 경제성장에만 목멘 결과가 이런 지표로서 나타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분배의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성장만을 외친 결과이다. 그럼에도 온갖 전문가들의 말을 동원하여 아직은 성장이 필요하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한다. 이들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정부인지 스스로 자문해볼 일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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