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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정치를 실현해보자김명기(경제학 박사)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9.04.09|(172호)
김명기(경제학 박사)

[기고] "왕도정치를 실현해보자"

세상이 편안하지 않다. 정치학자들은 그 이유를 시대정신의 미 정립과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는 베이비부머 시대에서 밀레니엄시대로의 세대교체에서 찾고 있다. 밀레니엄시대가 되면서 기존의 시대정신은 실종되고 여기저기에서 극단주의 성향의 조직들이 등장하고 강대국들도 자국이기주의 정치를 하고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인 정치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사회의 희소 가치를 둘러싼 개인 또는 집단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고 정의되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혼자만의 생각일까 자문해본다.
수천년전 이미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왕도정치의 이상을 꿈꾸고 실현하려했던 동양철학의 거장 맹자를 통해 독자들과 공감대를 만들고 싶다. 고전을 읽으면 선인들의 철학, 사상, 지혜가 가슴속에 와 닿으며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도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맹자의 「양혜왕상편」 제 7장에  제나라 선왕과 맹자가 왕도정치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나온다. “덕이 어떠하면 왕도정치를 행할 수 있습니까?”라고 제선왕이 묻자, 맹자는 “백성을 보호하고 사랑하여 왕도정치를 행하면 이것을 막을 자가 없을 것입니다” 라고 답한다. 또한 새 종을 만들 때 산짐승을 잡아 그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흔종의 제물이 되기 위해 죄없이 벌벌 떨며 끌려가는 소를 측은히 여겨 작은 양으로 바꿔 인(仁)을 행한 제선왕이 왕도정치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왕이 이런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왕도정치를 하지 않는 것은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으려는 것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는 명언을 남긴다. 맹자는 일관성 있게 왕도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백성을 위한 정치를 펼 것을 설파했다.

맹자의 왕도정치 이론은 덕이 많은 사람을 통치자로 선택하고 덕과 인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임금은 어진 마음을 잘 기르면 왕도정치를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나라에서는 백성(民)이 가장 중요하고, 사직(社稷)은 그 다음이고, 군주(君主)는 오히려 그보다 귀중하지 못한 존재라고 말하면서 천하를 얻으려면 민심을 얻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맹자는 혁명의 주체에게 민중의 뜻에 근거한 도덕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아래 인자하지 못한 군주, 백성이 따르지 않는 군주는 이미 천명이 떠난 덕을 잃은 왕이므로 덕이 있는 다른 사람에게 왕위를 넘기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또한 백성들의 민생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던 맹자는 먹고사는 것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마음의 안정도 없다는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을 주장하며 “의식주가 넉넉하도록 해 주는 것이 왕도의 시작이며, 의식주가 넉넉하고 백성의 굶주림을 자신의 책임으로 알고 예의범절을 알면 왕도는 실현된다.”고 하였다. 어진 정치(仁政)로 민생을 챙기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왕이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라는 맹자의 사상은 모든 정치의 기본을 민본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격변의 시기임에 틀림없다. 최근의 선거과정을 보면서 줄 세우기와 같은 "패도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명제를 전하고 싶다. 패도정치는 위력으로 국민을 줄세워 국민을 두 개의 진영으로 강제로 나누는 과정이며 양 진영간의 무한경쟁을 강압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국민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국민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온갖 술수와 사술이 난무하고 기술과 정치공학이 기승을 떨치는 현대정치에서 왕도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한다.

첫째, 진정한 왕도정치를 실현해보자. 맹자가 꿈꾸고 갈망했던 덕과 인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왕도정치,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직위를 남용하지 않으며, 모든 국민을 측은히 여기며 희생함으로써 국민의 신임을 토대로 정치하는 지도자, 국민의 신임을 잃으면 언제든지 그 직을 사임할 각오가 되어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보자.
둘째, 지역경제를 살려 낼 수 있는 경영마인드를 갖춘 지도자를 만들어 보자. 생업을 강조한 맹자의 사상을 새겨 이제는 국민이 낸 세금으로 단순하게 예산을 집행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민생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지도자, 경제 살리기에 수완을 발휘하여 지역경제를 회생시켜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지도자, 여민동락(輿民同樂)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셋째, 부정부패와 사리사욕의 고리를 끊어내어 모든 국민이 자부심을 갖게 하고 품격을 높여 나가자. 지도자는 작은 일에도 책임지고 가차 없이 응징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재임 중이거나 임기를 마친 후에라도 사익과 비리에 연루된 초라한 모습으로 법정에 서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의 박수와 함께 멋지게 은퇴하고 은퇴 후에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삶을 통해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가슴에 남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넷째, 지도자가 왕도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자.
맹자도 말했듯이 패도정치의 힘은 세다. 그렇기 때문에 패도정치의 유혹을 벗어나기 어려운 지도자들에게 왕도정치로 가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자. 왕도정치를 펼치는 지도자에게 믿음을 주자. 국민들은 왕도정치 쪽으로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뎌보자.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는 인(仁)과 덕(德)을 통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고, 패도정치는 힘을 통해서 인 (仁)의 이름을 빌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정치에서 왕도정치란 정치지도자가 대의명분과 비전을 제시하고 자신의 정치철학과 역사담론과 공론을 전개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시대정신과 국가경영의 핵심의제를 논하는 정치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패도정치를 넘어 왕도정치를 해보자. 안정적이고 통합적으로 국가경영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모든 국민들에게 인식 시켜주자. 그러러면 국민이 먼저 깨우쳐야 한다. 결국 모든 것은 국민들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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