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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송영주 |
무엇이든지 처음이 있습니다. 누구든 처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무엇이든, 누구든 모두 다 서툽니다. 사실 처음부터 잘되는 일도 잘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삶도 또한 늘 서툴기 마련입니다. 딱 한 번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순간순간이 모두 지나갈 뿐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 살고 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숨을 쉬는 순간마다에도 똑같은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니, 더 짧은 찰나에도 우리의 삶은 그냥 그대로 있지 않고 시간도, 주변도, 몸도 마음도 모두 늘 새로운 시간과 공간과 만남과 관계 속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느 것도 다시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은 늘 온통 서툽니다. 늘 새롭기에 새로 사는 삶이기에, 태어나서 다시 돌아갈 때까지 늘 새롭게 살기 때문에, 그 시간을, 그곳에서 그 삶을 처음 살기 때문에 늘 서툽니다. 그래도 우리는 늘 잘하려고 온 생각을 기울여 고민합니다. 걱정도 하고 염려도 합니다. 심지어 걱정과 염려로 밤잠을 설치기도 병이 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온 마음을 기울여 노력도 해봅니다. 어줍지 않는 연습도 해봅니다. 그러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엉뚱하고 얼토당토않은 일마저 저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닥치면, 머리가 하얘질 때가 많습니다. 우왕좌왕 당황하지 않기만 해도, 다행입니다. 게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하루가 온통 우울합니다.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미리 준비하지 못하면 어쩌나, 잘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합니다. 그럴수록 더 어렵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납니다. 오히려 아무런 생각도 마음의 준비도 없이 무작정 부딪힌 경우가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성공할 때도 많습니다. 참 그렇게 우리의 삶은 이래도 저래도 온통 실수투성이입니다. 그렇게 삶은 늘 온통 서툽니다.
‘첫날밤’도 마찬가지입니다. ‘첫날밤’도 긴장되고 불안합니다. 설레기도 하지만, 기쁘기도 하지만, 굉장히 고민스럽기도 합니다. 처음이기에 더욱 어찌해야 할지 걱정됩니다. 온통 신경이 곤두서기도 합니다. 벗은 몸으로 만나는 첫날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첫날밤’은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 실수할까 봐 두렵습니다. 조금 불편해도 참고, 괴로워도 참고 상대를 위해 참습니다. 부부 모두가 다 그렇게 만납니다. 그런 생각이고 마음입니다. 물론 상대에게 잘해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사랑해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래서 상대에 맞춰 무슨 일이든 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처음은 누구나, 무슨 일이나 다 서툽니다. 대개 다 그렇습니다. ‘첫날밤’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쑥스러운 말과 낯선 몸짓과 당혹스러운 눈빛이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만은 하나입니다. 사랑입니다. 그렇기에 마음만은 알아줘야 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려는 마음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더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서툴더라도 그렇습니다.
비단 ‘첫날밤’만이 아닙니다. 부부로서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새롭습니다. 늘 서툽니다. 삶이 늘 새로운 것처럼 부부로서의 삶도 늘 새롭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순간순간이 한 번 지나쳐 갈 뿐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늘 서툴기 때문에 부부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티격태격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잘 알아채 주지 못하고 잘 이해해 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늘 실전이기 때문입니다. 따로 연습을 하고 싶어도 할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잘못한 이도, 받아들이는 이도, 당하는 이도, 서툽니다. 인정하는 것도 서툴고, 받아들이는 것도 서툽니다. 당하는 것도 서툽니다. 그때마다 서운합니다. 섭섭합니다. 밉기도 합니다. 그것 때문에 더 크게 다투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마음을 압니다. 이해합니다. 모두 부족한 인생이기 때문에 벌어졌음을, 모두 처음이기 때문에 벌어졌음을, 상대의 마음이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각자의 방식으로 했던 사랑이었음을…. 그러니 우리는 비록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 사람의 마음만은 인정해야 합니다. 서툴지만 사랑하는 마음만은 받아주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누구나 다 처음이기에 그렇습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가 그렇기에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 줘야 합니다. 서툴기에 그렇습니다.
인생은 늘 새롭습니다. 모두 처음입니다. 처음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이 온통 서툽니다. 서툰 인생이기에 서운하고, 섭섭하고, 괴롭기까지 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니 용서가 필요합니다. 화해가 필요합니다. 더 큰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에겐 늘 용서가, 화해가, 사랑이 필요합니다. 세월의 안개가 걷힌 뒤에나 알게 되는 비밀스런 보물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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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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