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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수당제 도입을 적극 지지한다.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9.05.29 15:52|(176호)
김명기(경제학 박사)

최근 농촌경제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삶을 개선할 대안으로 농민수당을 제도화 하려는 논의가 각 지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미 전남 해남군은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민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오는 6월부터 반기별 30만원을 가구별로 지급한다. 전국적으로 30여개 시군에서 농민수당 지급을 위한 조례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5월 7일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도 농민수당 지원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사회보장 신설, 변경 사업에 대한 협의 결과’를 전남 화순, 해남, 함평, 강진에 통보했다.

농민수당의 도입을 주장하는 이론적 근거는 기본소득이다. 기본소득이란 재산이나 소득, 노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을 의미한다. 기본소득 개념은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처음 등장하였으나, 중국 청나라 강유위가 펼친 대동사상(大同思想)과, 우리나라 조선중기 도학정치를 주장하며 급진적 개혁정치를 펼친 조광조의 정치사상인 지치주의(至治主義)가 기본소득 개념과 같은 이상사회를 추구했던 ≪유토피아≫사상들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농민수당은 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기 위하여 영농규모나 수확량 등에 상관없이 소득보전 개념으로 농가에 일정액을 주는 제도다. 이에 대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농민수당은 농업인에게만 특혜를 주는 제도로 형평성에 어긋나고 노동의욕 저하와 도덕적 해이 등 노동윤리에 위배된다고 여기거나, 과도한 무상복지로 인한 재정문제로 심정적으로는 지지하더라도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기계 및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인간 노동이 대체되는 현실에서 기본소득의 실현만이 전 세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도 농업과 농촌이 가진 공익적·다원적 가치와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농촌마을 공동체 보존 등을 고려할 때 기본적인 취지의 농민수당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농민수당이 기본소득제도를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농민수당은 엄밀히 말하면 기본소득은 아니다. 그 이유는 농민수당이 지금은 지자체 차원에서 특별히 챙겨주는 시혜적, 정치적 성격의 복지수당 지급방식으로, 기본소득의 6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면 누구나 받을 권리가 있는 ‘보편성’과 실질적인 소득보전 효과를 발휘할 정도의 금액을 지급하는 충분성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장래에 기본소득이 갖추어야 할 조건인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 현금성, 충분성의 원칙을 보완한다면, 국민의 생명창고인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업인에게 농민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물꼬를 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물꼬는 점진적으로 모든 국민으로 확산되어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고용불안과 경제적 불평등 심화에서 비롯되는 문제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혁신적 대안인 기본소득제를 만들어 낼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미 세계적 추세이며 시대의 흐름이다.

2.심각한 농업위기 극복을 위해서 필요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를 보면 총인구대비 농가 인구 수는 2,315천명으로 총인구 대비 농업인구비율은 2013년 6.2%에서 4.5%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농업가구수도 102만 가구로 전국 가구 수의 4.6% 수준이다. 65세 이상 고령농업인구는 농업인구의 44.7%이며, 평균 농가소득은 선제적 시장격리에 따른 쌀값안정과 가축질병 감소로 전년보다 10%가 증가한 42백만 원이나 평균 농가자산은 전년보다2.0%가 감소한 4억9,569만원이며 평균 농가부채는 3,327만원으로 전년대비 26.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가소득 증가액보다 유동자산은 감소하고 농가부채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농가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인들은 경제개발과정에서 소외되어 왔고, 수입개방의 확대와 농업 희생정책으로 도농 간의 불균형 성장을 가져 왔으며, 농가수익 감소와 부채증가로 농가경제는 악화되어왔다. 이제는 농촌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합리적인 농업에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 농경지를 경작하는 소규모 농업인 또는 연합한 생산자들을 관리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농정이 지향했던 무한경쟁의 자본주의적 상업농, 기업농, 스마트농 중심에서 이제는 가치와 사람 중심, 가족농과 중소농 중심의 합리적 농정으로 대전환하여야 한다. 아울러 농업인이 심각한 농업위기를 해결하고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아 농업생산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업인에게 농민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국가와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3. 대안경제운동의 새 지평을 열어줄 지역화폐와 연계하여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와 더불어 거주 지역 안에서만 쓰이는 지역화폐가 재인식되고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농민수당은 보편적 복지수당으로 출발하지만 농민수당이 단순한 생계형 비용으로만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 농민수당과 지역화폐를 연계하면 생산자와 경기침체로 고민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지역 차원의 생산과 소비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사회의 여러 대안적 경제공동체들이 경제 주체로 성장하도록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농민수당 도입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통해 농민수당 지원조례 제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 새로운 제도에 대하여는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당당하게 요구하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꿈꾸어 왔던 유토피아의 비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 그 이상은 실현 될 것이다. 권력을 독점하는 자 없이 평등하며 재화는 공유되고, 생활이 보장되며, 각 개인이 충분히 재능을 발휘 할 수 있는 세상, 계급적 차별과 착취가 없는 자유. 평등. 평화의 사회를 만들어 보자. 우리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잘 사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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