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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지금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은 부의 대물림과 기득권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가장 어두운 면임을 인식하고 이를 철폐하는 것이다. 이것이 적폐 청산이고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모 카드사의 “여러분 부자 되세요.” 라는 광고는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말은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의 양산과 상시적인 해고의 위험에 놓여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이 이전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물음 대신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로 바꾼 것을 의미한다. 이상적인 공무원상으로 청백리를 꼽던 시기가 종언을 고한 것이다. 이로부터 20년이 흐른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소위 투기공화국이 되어 버렸다. 돈이 성공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후 그 사람이 이전에 가졌던 가치관의 문제가 어떻든 간에 돈을 벌기 위해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를 오가며 투자라는 미명하에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오가며 투기에 빠진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 결과 당연하게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헬조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양극화된 사회가 되어 버렸다. 30대 재벌은 대한민국 2년 예산에 맘먹는 950조원의 사내 유보금을 쌓아 놓고 있는 사이 복지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던 탈북민 모자가 아사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연장선상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있다. 그 간 그의 언행이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기존 기득권을 비판하였다는 점, 그리고 검찰 개혁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동생의 이혼 문제 등 무분별하게 후보자 일가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비판하기도 하고, 자녀의 부정입학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강도 높은 발언을 보면 어이없기도 했다.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책적 비전을 검증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점점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후보자의 행적은 대한민국 사회가 이미 가진 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부모의 재력과 인맥에 의해 특목고에 진학하고 너무나도 손쉽게 의학논문의 제 1저자가 되고 이를 대학 입시에 활용한 그의 딸의 모습은 ‘스카이 캐슬’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 속의 일이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입시제도 속에서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때로는 절망하기도 하는 이 시대 대다수 청년들에게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일 뿐이다.
또한 블라인드 사모펀드에 10억원대의 투자를 하고 다음해 해당 펀드 운영사에 53억원이 넘는 돈이 수증(증여)된 것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해석하려 해도 해석이 불가능하다.
여러 논란이 일고 있지만 후보자는 적절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대신 법을 어기지 않았다 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이는 법의 테두리 안에 있으면 부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기득권자들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비판하던 자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행태로 금수저로서 온갖 누릴 것은 다 누려온 사람이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
그가 과거 어떤 사상을 가지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대립은 이미 과거의 산물이다. 진보라고 불리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이전의 가치관을 버리고 소위 부자가 되기 위한 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금 해야 할 것은 오히려 자신이 기득권자임을 밝히고 그들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커밍아웃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 이 사회에 필요한 것은 부의 대물림과 기득권의 문제가 대한민국의 가장 어두운 면임을 인식하고 이를 철폐하는 것이다. 혼자만 부자 되는 것이 아닌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적폐 청산이고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의 임명을 강행하려 하는 자들과 반대하는 자들 모두 이 부분에는 생각이 없다. 단지 다음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따지고 전혀 다를 바 없는 사람들끼리 진영을 나눠 편 가르기를 할 뿐이다. 이 속에서 조국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되든 말든 달라질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이 사회가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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