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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횡성군민을 행복한 횡성군민으로 만들자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9.09.09 17:33|(182호)
김명기(경제학 박사)

가로 또는 옆으로 누이다라는 뜻을 가진 빗길 횡(橫)자를 쓰는 횡성군의 머리글자를 풀이하며 풍,수해 등 재난이 비켜가는 횡성군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안위하면서도 재물이 빗겨가니 큰 부자가 없고 인물이 빗겨가니 큰 인재가 없다고 자조(自嘲)하기도 한다.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최근 횡성의 여러 가지 현안들을 접하면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빗겨만 가는 것 같아 새삼 횡성군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1. 농업인이 불쌍하다.
얼마 전 우리 지역에서 양상추를 재배하여 부농의 꿈을 이루려뎐 청년 농업인이 양상추 가격폭락으로 고민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역에서 청년리더로 활동했고 성품도 좋아 신망을 받아왔고 의지도 강해 쉽게 생을 마감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조차 하지 않은 일이라 유족들과 지인들이 모두 애통해 했다. 고인의 문상을 다녀온 후 내내 마음이 아팠다. 며칠 전에는 무재배 농가가 전화를 했다. 무배추가격 폭락으로 출하물량을 줄이기 위해 산지폐기를 하겠다는 정부정책에 따라 산지폐기 예비신청을 하고 후기작목을 심으려면 신청한 무를 걷어 낼 수밖에 없어 재배현장 사진을 촬영하고 동영상까지 찍어 놓고 원물을 수거하여 밭둑에 보관해 놓으면 추후 현장조사 과정에서 입증되어 다소라도 보전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장조사 과정에서 실물이 보존되어 있지 않으면 산지폐기 대상이 아니며 추후 내려온 지침에는 8월과 9월에 출하예상으로 밭에서 재배 중인 무배추에만 적용될 뿐만 아니라 할당 물량도 횡성군 전체 신청량의 7%정도인 190톤에 불과하다는 답변을 듣고 황당하다며 하소연한다. 농산물 가격과 유통구조의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애써 지은 농산물의 가격하락으로 출하도 못하고 포전에서 썩어나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는 농업인의 마음은 얼마나 애통할까? 마음이 아프다.

2.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 같은 축산농가가 불쌍하다.
곧 횡성의 최대 축제인 한우축제가 개최된다. 그런데 정작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소비자 신뢰도가 가장 높은 횡성한우의 대표브랜드인 “횡성축협한우”는 축제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한다. 횡성한우의 브랜드 통합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횡성군의 입장은 횡성군수가 품질을 보증하는 횡성한우로만 축제에 참가할 수 있으며 독자 브랜드로는 참가가 어렵다고 못박고 있다. 축산농가와 함께 횡성한우를 육성하고 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키워온 횡성군의 그동안의 지원정책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군수가 인증하는 횡성한우 브랜드만이 횡성한우라는 개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하고 있다.
횡성한우축제는 군민의 축제이며 전체 축산 농가들의 축제이며 소비자들에게 횡성한우를 알려 지속적으로 탄탄한 충성소비자를 만들어 내는 축제여야 하는데 소비자들의 선택권까지 제한하며 우리끼리 안방에서 갑론을박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자유시장경제체제는 누구라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하고 퇴출은 소비자들의 구매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한우축제에 일부 축산농가는 배제 시키고 일부 축산농가와 축산물 유통인들만 참가하라고 어느 누가 권한을 주었는지, 어느 누가 우리가 선출한 대표자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해도 된다고 했는지 묻고 싶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을 지금 횡성군이 하고 있는 것이다.
현직군수가 궐위되어 불가피하게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현 체제에서 부군수의 책무는 매우 중요하고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민선 7기 전임군수가 펼치려던 좋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비판과 논쟁이 있는 현안들도 모두 전임군수의 정책으로 일관되게  추진하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권한대행이지만 큰 안목을 갖고 군민들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미래 횡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내고 실천 할 때다. 합리적으로 경제적 유인에 잘 적응하고 있는 시장에 개입하여 정부실패의 우를 범하지 말기를 권면한다.
의회도 정신차려야한다. “횡성축협한우” 브랜드 농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의회의장과 몇몇 의원들은 전체 군의원들과 논의도 없이 마치 의회의 공식의견인 것처럼 한우축제에 횡성축협한우가 참가하여야하고 아니면 의원직을 걸고 내년에는 축제예산을 세우지 않겠다고 하더니 다른 단체의 항의 방문에는 의회로서 행정에 권고한 것일뿐 결정은 행정이 할 일이라고 한발 빼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행정의 전횡을 막고 군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 대안을 찾아 견제와 균형, 조정능력을 갖추어야 할 의회가 현안마다 전체 논의 없이 툭 던져 놓고 뒷마무리를 못하고 있다면 어찌 의회가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는가?

3. 정부규제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지역주민이 불쌍하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한다고 궐기대회를 하고 반대 프랭카드가 도배를 하더니 어느새 잠잠해지고, 비행기소음 피해대책을 강력 추진한다더니 정부의 보상입법 추진 과정에서 준비도 없이 설명회를 열다가 얼버무려지고, 송전탑문제도 그동안 애써온 추진주체를 흠집내면서 주도권을 놓고 논쟁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어느새 현안문제에서 추진동력이 약해진 것 같다. 정부규제로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된 권리구제를 못 받고 있는 주민들의 응어리진 가슴 속은 말이 아니다.

4.불쌍한 횡성군민이 너무나 많다.
건강도 나쁘고 노후 준비를 못해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시는 어르신, 최저임금제 시행과 매출감소로 생업이 걱정인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일자리가 없어 걱정인 부녀자와 청년,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일용근로자들 모두가 불쌍한 횡성군민이다.

“조침문(弔針文)”에 나오는 구절이 떠오른다. “오호 통재라, 이는 귀신이 시기하고 하늘이 미워하심이로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 유씨의 모든 고독이 드리워진 표현이지만 지금 횡성의 현 상황을 바라보면서 유씨부인처럼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으로만 있어야 할까 자문해보며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당장 시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그것이 횡성을 미래지향적으로 살리는 길이다. 행정과 의회, 농업단체, 사회단체가 나서주기 바란다.

첫째 가격폭락으로 신음하는 농업인에게 생활안정과 농업을 지속할수 있도록 긴급 생산장려금 지원조례를 제정하여야한다.
 
둘째 한우축제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구성하여 며칠밤을 새우더라도 합의점을 도출해 축산관련 단체 간의 갈등을 일괄 해소하고 횡성한우축제를 군민의 축제로 승화 시켜야한다.

셋째 당면 현안 대책위원회 지원을 위한 T/F 팀을 만들어 체계적인 대책을 만들고 추진주체가 피해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힘을 결집하여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특단의 지원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독립선언문에 이런 글이 담겨있다. “5천 년 역사의 권위를 의지하여 이를 선언하고 이천만 국민의 충성을 합하여 두루 밝히자. 인류 공동 생존권의 정당한 발동은 천하의 어떤 힘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한다. 오래 전부터의 억울을 떨쳐 펴려면, 눈앞의 고통을 헤쳐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협을 없애려면, 눌러 오그라들고 사그라져 잦아진 민족의 장대한 마음과 국가의 체모와 도리를 떨치고 뻗치려면, 각자의 인격을 정당하게 발전시키려면, 가엾은 딸 아들에게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자자손손에게 영구하고 완전한 경사와 행복을 끌어 대어 주려면....”
지금 같은 때는 선비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된다. 독립운동하듯이 혼신을 다하여야한다. 독립선언서 전문을 다시 읽어보고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을 생각해보자. 가장 크고 급한 일이 무엇인지 현실성 있는 대안을 가지고 지혜를 모으고 투쟁해야한다. 불쌍한 횡성군민을 행복한 횡성군민들이 되게 하여야 할 책무가 지금 우리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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