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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의 아이들] 서울 청소년들의 3박4일 횡성나들이이웃간 정(情), 어르신들의 따스한 마음, 맛있는 횡성한우가 있는 횡성에서 보낸 치유의 날들
김기환 | 승인 2013.08.26|(0호)

<횡성의 아이들>은 횡성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는 기획이다. 이번 호에서는 ‘횡성으로 여행 온 서울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참여한 인원 중 절반인 다섯 명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른바 ‘탈학교’ 청소년들이다. 선입견이나 삐딱한 시선을 버리고 바라보면 여느 청소년들과 다를 게 없는 발랄하고 개구진 10대들이다. 이들은 둔내면에 위치한 ‘주천강 친환경체험학교’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3박4일간의 횡성여정을 보냈다. 이들의 눈에 비친 횡성, 그리고 이들만의 이야기를 모임의 맏형인 김기환(19) 군이 보내왔다. 
<편집자 주> 

 

 


 

▲ 체험학교앞에서 다같이 기념촬영.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나도, 꽃’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기환입니다. 우선 저희 ‘나도, 꽃’에 대해 설명하자면 학교를 그만두고 꿈을 정하지 못하여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모임이라 하겠습니다.

 

 

 

 

▲ ‘횡성으로 여행 온 서울 청소년들’의 이야기 필자 김기환
 저와 같은 경우도 고등학교 1학년 때 불미스런 사고로 고등학교를 그만두게 되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었는데 조금 친분이 있던 현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의 센터장님이 저에게 ‘나도, 꽃’이라는 모임에서 활동해 보라고 하셔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꿈이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꺼려했던 시기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나도, 꽃’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선생님들의 권유로 검정고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합격통보를 들었을 땐 믿기지가 않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나도, 꽃’을 좋아하게 되었죠. 

 저희 ‘나도, 꽃’ 친구들은 이번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 위해서 강원도 횡성군의 친환경체험학교에 농촌 체험활동을 오게 되었습니다. 첫째 날에 저희는 불만 불평 투성이었습니다. 한번도 농촌이란 곳에서 생활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낯설고 적응이 안 된 친구들과 동생들의 조금 불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첫째 날 우선 먹어보자고 했던 한우 해장국이 분위기를 반전시켰습니다. 해장국집 사장님께서 저희에게 맛있게 먹으라고 인사를 해 주셨는데 저희는 횡성분들이 인심이 좋으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맛있게 한우 해장국을 먹고 미소를 입에 띠며 농협 하나로마트에 장을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같이 장도 보고 피곤해도 참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친하지 않던 친구들도 가까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다들 함께 장을 보며 이것은 필요하고 이것은 안 필요할 것 같다며 서로 웃고 떠드는 가운데 장보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근데 그곳이 듣기로는 폐교다 뭐다 하는 말에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인테리어도 되게 잘되어 있고 무엇보다 넓고 덥지가 않아서 되게 좋은 곳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바닥이 딱딱 하다는 ‘슬프고 아련한’ 사실이었죠. 그래도 여름 최대의 가치라 할 시원함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딱딱함도 잊고 선선함에 취해 방안에서 뒹굴었습니다. 폭염 때문에 달라진 스케줄에 조금은 당황했지만 저희는 침착하게 친구들과 동생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며 함께 저녁식사를 요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메뉴는 닭.볶.음.탕 그 맛은 마치 나비와 벌이 꽃을 찾아 가고 싶어 하는 것을 알려 주는 듯한 환상의 맛이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친 뒤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며 첫째 날을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날이 되었을 때 저희는 오전에 구기대회를 한번 열어 봤습니다. 아이스크림, 음료수 내기였습니다. 저희 ‘나도 꽃’ 선생님 한분과 저를 비롯해 학생 네명은 배드민턴을 하였고 나머지 친구들은 탁구도 치고 관람도 한 것 같습니다.

 저의 눈부시고 뛰어난 활약으로 저는 저희 팀을 승리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구기대회를 마친 저희들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공복에 배를 움켜쥐고 주방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햄과 계란말이를 해주었는데 맛은 그저 그랬지만 정성을 보고 하나도 안남기고 모두가 허겁지겁 밥을 다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희는 둔내면에 있는 횡성에서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을 갔습니다. 그 맛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쩐지 사람들이 먹으려고 줄을 서있더라고요. 안에 들어가 보게된 일본사람들도 막국수 집의 즐거움을 더 해주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횡성을 둘러보려고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구불구불한 길도 가보고 리조트들도 구경했는데 횡성유스호스텔이 문득 다시 떠올랐습니다. 초등학생 때나 중학교 때 한번은 꼭 모두 들르는 것 같은 그곳이 왠지 다시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서울에서만 살고 지내다 보니 자연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었고 사람들의 딱딱한 모습만 봐왔던 것 같은데 횡성에 와서 되게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느끼고 하는 것 같아서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나도, 꽃’회원들은 숙소인 주천강체험학교 천연잔디운동장에서 배드민턴도 하고 시원한 학교건물에서 탁구를 즐기기도 했다.



 저희가 횡성에 와서 지낸 이 곳에는 불편한 점이 물론 없지는 않지요. 애석하게도 슈퍼가 너무 멀리에 있다는 점입니다(흑흑). 그래도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드라이브를 마친 저희들은 강 쪽으로 수영을 하러 갔습니다. 수영을 하고 물놀이를 하다가 선생님이 저에게 동생들 수박 먹일 준비 좀 같이 도와달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선생님에게 제가 수박을 깨겠다고 말씀 드리고 저의 강력한 드래곤스크류펀치를 날려 수박이라는 매개체를 두동강을 내버렸습니다. 저는 그렇게 선생님과 동생들과 웃으며 수박을 먹고 모두 같이 사진도 찍고 물놀이를 마친 뒤 숙소로 와서 삼겹살, 목살, 후랑크소세지를 숯불로 바비큐 해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얘기도 잘 안할 것 같던 친구들도 둘째 날이라서 그런지 마음을 열고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저는 여기서 마음이 뭉클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또다시 둘째 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셋째 날이 되었습니다. 둘째 날에 너무 들뜨고 신나서 심하게 놀았는지 저희는 오전 내내 여름잠에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상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그때는 오전 10시 20분경 .

친구들, 동생들, 선생님의 기상은 그때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동생들 선생님은 하나 둘씩 기나긴 여름잠에서 깨어난 곰들처럼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아침을 굶고 아침 겸 점심식사로 아주 간단한 콩나물국과 아주 간단한 계란후라이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불만은 하늘로 치솟았지만 어느 덧 잠시 후엔 가장 즐겁게 먹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친 뒤 소화를 시키는 시간을 가지다가 이번엔 계곡으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가는 도중 저희는 안흥을 지나쳐 갔는데 이곳에서 안흥의 대표 찐빵님을 구매해서 고이고이 모시면서 부곡계곡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저희는 낮은 물에 도착해서 발만 담궈 놓고 있다가 조금 깊어 보이는 곳에 할아버지 한분이 계시길래 조심스레 그분에게 다가갔습니다. 저는 할아버지에게 이곳의 깊은 물은 어디쯤에 있는지 여쭤 봤는데 할아버지께서 저기 바로 앞이라 하셔서 저희는 깊은 물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얼마 안 깊을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깊은걸 깨달은 순간 저의 머릿속에 한 문장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아.. 우유좀 많이 먹을걸..’ 

 그렇게 재미있게 놀다가 저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모두들 오자마자 다들 실신한 듯이 잠을 청한 관계로 오늘의 일정이었던 잔디뽑기를 폭염이라는 비장의 핑계 거리로 무효화시키게 되었습니다.

 그치만 사실이기도 합니다. 어떻든 땡볕에 잔디를 뽑다가 저희가 더위를 먹을까봐 걱정되신 선생님은 그렇게 저희의 잔꾀에 넘어가게 되었죠(미소).

 저희는 저녁을 맞이하여 이곳 친환경체험학교 이사장님, 그리고 선생님 한 분과 횡성의 자랑거리, 횡성의 멋 ,횡성의 상징인 한우를 먹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저녁식사는 빛의 속도와 맞먹는 속도로 속도 싸움을 벌였고 그 결과 한우는 순식간에 잿더미만 남는 그러한 비극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뭐 너무나 맛있었기에 저희는 머릿속에 고정관념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한우는 횡성이다.

 저희는 이사장님의 유머를 들으며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친 뒤 동생 한명이 생일인 걸 알아차리고 생일축하 파티를 열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밤이고 하니 이곳에 와서 있었던 일들을 서로 이야기하다가 수박 맛 보다 달콤한 잠에 들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마지막 날 우리는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기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각은 7시.
 저희는 조를 세 팀으로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한 팀은 선생님과 아침 산책을 가는 팀이었고, 다른 한 팀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팀이었고, 또 다른 한 팀은 방 정리정돈을 하는 팀이었습니다.

 저는 지원하여 방 정리정돈을 하는 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게 제일 쉬워보였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서로 나뉘어져 자신들이 하기로 되어있는 일을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동생들은 모두 힘이 빠져 너덜너덜 해졌는데, 선생님들은 이상하게 팔팔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모든 일을 마치고 아침식사로 카레를 먹게 되었습니다. 고기가 들어가 있지 않아서 그렇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지만 제점수를 굳이 따지자면 십점 만점에 육점을 줄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보통보다는 맛있고 맛이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흰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에 갈 준비를 해서 차를 타고 또 한번의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가다가 들른 곳은 풍수원성당. 저희는 피곤함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구경할 사람만 구경을 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길. 점심시간이 되가면서 갈수록 밀려오는 공복. 정신을 놓을 것 같은 그런 상황에서 경기도 양평쪽을 지나갈 때 저희 눈에 들어온 음식점을 놓치지 않고 차를 세웠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역시 더위엔 냉면이 맛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먹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냉면에 배가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 그것은 혼돈 카오스 빅뱅 등을 직접 체험 하는 듯한 복잡한 감정을 저의 머릿속에 심어 주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냉면을 먹었고 다른 ‘나도, 꽃’ 친구, 동생들, 그리고 선생님도 식사를 마치신 후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는 횡성에 가서 제대로 된 마음 치유를 하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웃 사람들 간의 정이 되게 많고 동네 어르신들의 따스함이 묻어 있는 횡성에서 맛있는 음식들 또한 먹을 수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인근 주천강에서의 즐거운 물놀이

 

 

 

주천강 친환경체험학교
 

 서울 청소년들이 3박4일간 지내고 간 ‘주천강 친환경체험학교’는 둔내면 영랑리에 위치한 옛 영호분교를 활용해 운영되는 곳이다. 교실 2개와 식당, 사무실 2개로 구성된 작은 건물로, 주중에는 수업을 마친 둔내중학교와 안흥·우천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학습과 미술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과 방학기간에는 여러 모임이나 단체의 캠프나 연수, 체험프로그램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운동장 전체가 천연잔디로 덮여 있어, 지난 7월에는 이곳에서 전통혼례가 진행되기도 했다. 시설이용문의 033-345-6700/010-6374-8143

 


‘나도, 꽃’이란.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청소년문화의 집과 도서관이 결합된 복합 청소년 문화의 공간이다. 징검다리 거점 공간 ‘나도, 꽃’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서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탈학교 청소년 지원 사업으로, 탈학교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이 하고픈 활동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탈학교 청소년들의 자치적 모임을 지향하고 있다. ‘나도, 꽃’ 공간은 탈학교 청소년들의 아지트로서 언제든 찾아와서 쉴 수 있는 곳이며, 청소년들에게 간식과 식사 등을 제공하고, 청소년들의 개별 필요에 따른 지원도 하고 있다.
 ‘나도, 꽃’은 1) 탈학교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아지트를 꾸미는 활동  2) 서로를 더 잘 알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고 배우기 위한 ‘부산 여행’  3) 만들기 워크숍으로 천연화장품 만들기와 손바느질(만든 제품은 청소년들이 직접 판매하여 활동 기금으로 사용 예정, 기금 관리도 청소년들이 직접 할 예정)  4) 이야기가 있는 다양한 미술 활동 5) 농촌체험활동으로 ‘횡성 여행’ 등의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앞으로 1) 매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경험 혹은 생각을 서로 나누는 ‘스토리텔링’ 수업  2) 댄스 동아리 활동  3) 각 청소년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서로 나누는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기환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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