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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촛불을 들어야 한다면 조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중들의 삶의 변화를 위해서야 한다.
한 장관의 임명을 두고 여야가 이렇게 오랫동안 극한 대치를 보인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국 장관의 임명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길이 남을 만하다.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이어지거나 임명될 경우에도 다른 정쟁의 먹거리로 인하여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온라인을 넘어 대규모 장외 집회로까지 이어지며 그 끝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6년 촛불의 후예임을 자처하며 서초동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자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도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며 서로 자신들이 더 많은 인원동원을 했고 이것이 민심이라며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려 하지 않고 있다. 한 진영은 검찰은 어느새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사익 집단이 되어 버렸고 조국을 지키는 것이 사법개혁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진영에서는 조국을 온갖 부패의 종합으로 몰아 임명자인 대통령과 여당을 싸잡아 공격해대고 있다. 양 진영 모두 구체적 사실과 전망은 중요하지 않고 온갖 감정 섞인 말싸움만이 난무하며, 자신들의 편이 아니면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해대고 있다. 일본과의 갈등, 미중의 경제전쟁으로 인한 경기 악화로 민중들의 삶이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고민은 없다. 국감장도 예외는 없어 노동계와 정부 간에 큰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대량 해고 건 같은 현안은 없고 조국 공방만이 주를 이뤘다. 조국을 제외하고는 다른 정치적 쟁점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현 국면을 차기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으로 보기 때문이다. 승자가 독식하는 현재의 선거구도하에서 자신들의 진영을 줄 세우기하여 유리한 국면을 차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들의 세를 입증하는 데는 성공했을지라도 대다수 민중들에게는 피로감만 증폭시켰을 뿐이다.
이번 사태는 87년 민주화 투쟁 이후의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정착 속에서 이루어진 분화가 그 본질이다. 겉으로는 모두를 위한 민주주의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상위 10% 혹은 20%만을 위한 민주주의라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의 주요 모순중 하나는 불평등이다. 2017년 기준으로 상위 10%의 집단이 전체 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 에서도 소득 격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진보세력이라고 자처하며 보수세력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던 이들이 실제로는 이 체제의 수혜자이며 합법·비합법을 넘나들며 부와 명성의 획득에 올인 하였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스스로 진보정당이라고 자처하며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해온 정의당마저도 조국에 대해 사실상 인정을 하며 기존 세력과 별다를 것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 줬다. 모두 공정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기존 기득권들의 체재를 지키기 위해 단합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이 이야기하는 사법 개혁도 결국은 기득권내에서의 세력다툼일 뿐이다. 도로공사 요금수납원 문제도 법원은 전원 정규직 전환이라는 판결을 내놨지만 청와대가 임명한 사장은 이들에 대해 해고로 맞섰다. 사실상 청와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장이 독단으로 이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즉 이들이 겉으로는 공정을 외치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사법개혁은 의미가 없다. 있는 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 더 문제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민주 대 반민주, 친일 대 반일의 프레임을 내세우며 두 진영 중 한편에 설 것을 강요하고 있다. 실제 이 사회는 상위 10% 기득권들의 세상임에도 말이다. 그렇기에 과제는 90%를 위한 사회로 체제 전환을 하는 것이다. 촛불을 들어야 한다면 조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민중들의 삶의 변화를 위해서야 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그러한 사명은 없다.
조국에 대한 촌극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그들만의 리그이기 때문이다. 조국의 문제는 검찰에게 맡기고 이제 다른 논쟁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들은 그럴 의지가 없는 듯하여 아쉬울 뿐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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