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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이 땅의 생태계를 고민하고 이윤보다는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축산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과학적으로 육류 섭취가 없었다면 인류는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하는 큰 뇌를 갖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의 역사적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논란이 있지만 현재 사회를 이루는데 중요한 근간 중 하나가 가축 사육기술의 발전과 이를 통한 육류의 소비이다. 일부 상위층만이 안정적으로 육류를 공급받던 시기를 벗어나 공장식 축산이 성행하면서 낮은 가격의 무한 리필 식당들이 성행할 정도로 누구나 육류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공장식 축산은 이윤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다보니 여러 문제점을 수반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질병에의 노출이다. 대한민국에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약 7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비롯한 가금류가 조류독감에 의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378만두의 돼지와 소가 구제역으로 매몰 처분되었다.
구제역이 백신 접종 등으로 수그러들자 이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물론 아직 일부지역에서만 발생하고 있지만 타 국가에서의 전파속도나 아직 전파경로조차 찾지 못한 것을 보면 전국적인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물론 이 지점에서 멈추기를 간절히 희망하지만 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00여년 전 아프리카 지역의 야생멧돼지에서 발견된 풍토병이다. 주로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이 질병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대한민국까지 오게 된 것은 사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2007년도 아프리카를 경유해 조지아의 포티 항에 들어온 배에서 나온 잔반을 그 지역 돼지에게 먹인 것이 발단이었다. 이것이 유럽의 조지아를 지나 3천km 떨어진 체코까지 전파되기까지는 11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것이 2018년 중국에 들어와 중국 전역에 퍼지기까지는 고작 3주간의 기간이 걸렸고, 북한에서도 단기간에 전역에 전파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현재 유럽 15개국,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에 전파되어 있고 계속적인 확산 추세이다. 이 질병은 야생멧돼지와 사육돼지와의 접촉이나, 차량 이동 등 사람이 전파하는 경우에 의해 확산되는데 현재 확산의 속도가 빠른 것은 주로 사람에 의한 확산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지난번 원주에서 팔린 돼지고기 육포에서 이 질병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발견된 것이 대표적 예이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육류 제품이 중국에서 대한민국까지 불과 며칠사이에 이동된 것이다.
유럽의 나라들은 대부분 야생멧돼지의 발병 보고 사례가 많다고 한다.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발병을 감시하고 대책을 세워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야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의 경우에도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작년 중국에서의 질병의 전파와 올 봄 북한에서의 발병 보고 이후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휴전선으로 막혀 있어 북한의 야생멧돼지가 넘어올 일이 없을 것이라 했고, 수입되는 육류 제품도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단지 말뿐이었다. 발생하지 않은 위험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할 예산도 대책도 없었다. 야생멧돼지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언제부터 어떻게 야생멧돼지가 감염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야생멧돼지는 이 질병의 주적이 되어 사살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발생 이후의 대책도 마찬가지이다.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구제역과는 달리 이 질병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므로 구제역과는 다른 방식이 요구되어 진다. 그러나 그런 면은 보이지 않는다. 사육돼지 축사마다 공무원들이 파견되어 24시간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이 하는 일이라곤 고작 이동 차량 확인뿐이다. 형식적이다. 이렇다보니 이 질병의 통제를 운에 맡겨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어찌됐든 이 질병도 극복될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체계적인 방역 대책도 나올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질병이 극복되더라도 현재의 축산방식에서 비슷한 일은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윤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정부와 기업들이 일상적으로 이에 대한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규제 완화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려 하고 있다. 이제라도 이 땅의 생태계를 고민하고 이윤보다는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축산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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