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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인가
태준호 기자 | 승인 2019.11.25 17:15|(187호)

서로 합치돼야 동맹이 성립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이익 포기를 요구하는 미국을 동맹이라 할 수 있나

 

요즘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매년 1조원 넘는 분담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기지 사용료, 공과금 및 세금 면제 등을 합치면 전체 규모는 몇 배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는 지금보다 5배 인상해 5조원 넘는 돈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이 해외파병으로 받는 추가 수당뿐만 아니라 한반도 이외의 미군 활동 지원비까지 포함되어 있다.

세계 각국의 무장력과 경제력을 종합해 매년 총체적 군사력을 분석·평가해 온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군사력 순위는 7위로 북한의 18위에 비해 월등히 높고, 첨단무기의 도입으로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경제력 차이도 47배나 벌어져 있는 현실에서 북한의 위협 방어만을 위하여 주한미군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즉 주한미군의 존재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대응 등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 모두를 대한민국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생떼에 대해 굴종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내놓기는커녕 향후 3년간 미국산 무기 구매를 늘리겠다고 하며 몸을 낮췄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미국이 ‘한미동맹 위기관리 각서’에 한반도 유사시뿐만 아니라 미국 유사시도 포함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이 미국 본토에 대한 지원일리 없다. 최근 확대되어가는 미중간의 갈등이 무력충돌로 이어지게 되면 이를 미국의 유사시로 간주해 한국을 중간기지로 이용하려 하는 것이 그들의 본심일 것이다. 사드 배치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 주한미군이 중국과 가까운 평택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전망은 단지 기우가 아닐 것이다. 충돌이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대한민국은 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시기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생각한다면 직접적인 충돌 시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미국은 또한 지소미아 협상 연장도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이는 한일간의 군사 협력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매우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한일간의 문제에서 사실상 일본의 손을 들어준 미국이 지소미아 문제에 있어서도 대한민국을 압박하는 것에 굴복해 최근 정경두 국방장광이 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입장이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미국에 굴종적인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지난 2018년 남북의 대표가 판문점에서 만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사실상의 종전 선언을 했다고 하며 남북간의 적대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북미간의 협상 결렬 등으로 미국의 눈치만 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1년 이상을 끌어오고 있다. 오히려 무기 구매를 늘리겠다며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대한민국과의 협상을 거부하거나 비난하는 것 등은 대한민국이 자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북한 지도부의 의중이 깔려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정부는 수사는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이것이 남북이 아닌 북미간의 대화에 그들이 매달리는 이유이다.

최근의 북미 협상 결렬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이 호언장담하던 ‘세계사적 대전환’은 어려운 과제가 됐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남북의 관계가 과거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1년 동안의 관계 변화는 그동안 한반도를 지배했던 냉전 체제의 수명이 다했음을 보여 주었다. 남·북·미 모두 원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성과도 없다.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과연 미국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이다. 동맹이란 서로의 이익이 합치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데 지금 미국의 요구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고, 이를 동맹이라고 부를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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